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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선 지연 출발, 서두를수밖에 없었다”

“크루즈선 지연 출발, 서두를수밖에 없었다”

Posted June. 04, 2019 09:24,   

Updated June. 04, 201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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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33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와 충돌한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가 사고 당일인 지난달 29일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늦게 출발한 사실이 동아일보·채널A 취재 결과 드러났다. 당시 목적지는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이며 출발 과정에 서둘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일 동아일보·채널A 취재팀을 만난 크루즈선 관계자는 “사고 당일 크루즈선을 예약한 미국 관광객이 늦어 1시간 정도 출발이 지연됐다”며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다음 목적지의 도착 시간을 맞추려 서둘렀던 것이 화근이었다”고 말했다. 크루즈선이 출발했던 선착장 인근 전광판에는 ‘29일 오후 8시 출발’이라는 글자가 2일 오후까지 선명히 남아 있었다.

 바이킹 시긴호가 허블레아니호를 추월할 당시 선장 유리 C 씨(64)가 무전으로 추월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일 헝가리 현지 매체 오리고는 “배를 추월하려면 상호 교신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데 사고 시간 주변 다른 선박들이 크루즈선의 추월 운항에 관한 교신을 듣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다뉴브강 야경 투어 선박들은 공통 무전 채널을 이용해 서로의 교신을 들을 수 있다.

 선장 유리 C 씨는 1일 부주의 및 업무 태만으로 인사 사고를 낸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헝가리 법원 관계자에 따르면 유리 C 씨는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사고 당일 출발이 늦어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배를 몬 지 20년이 됐지만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를 인계받은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운항 과정에서 일부 계산 착오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이 135m, 5000t급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는 지난달 29일 부다페스트를 출발해 8일 동안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등을 여행한 뒤 독일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출발 직후인 오후 9시 5분경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밑에서 소형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했고, 허블레아니호는 이후 약 7초 만에 침몰했다.


서동일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