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식초부터 케이크까지...해남 고구마의 '화려한 변신'

식초부터 케이크까지...해남 고구마의 '화려한 변신'

Posted November. 19, 2015 07:16,   

日本語

전남 해남군 산이화산황산면의 구릉지 흙은 황토다. 이곳 황토에는 칼슘, 철,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 황토 1스푼에는 약 2억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고구마가 당도가 높고 무기질 함유량이 많은 이유다. 고구마 품종은 크게 물고구마, 밤고구마, 호박고구마, 자색고구마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찬바람이 부는 9월 하순부터 11월까지 수확하는 게 호박고구마다. 수확한 뒤 10일 정도 숙성시키면 전분이 당으로 바뀌면서 단맛이 가장 강해진다. 호박고구마는 물기가 없고 조직이 치밀한 밤고구마와 달리 구워도 촉촉한 기운이 남아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다. 해남군은 전체 고구마 생산량 2만여 t(전국 생산량의 8%) 가운데 60%가 호박고구마다.

해남 황토에서 생산된 고구마가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변신하고 있다. 반시고구마(고구마말랭이)를 비롯해 식초, 막걸리, 떡, 조청 등을 선보여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고구마 가공식품 시장은 해남의 생산 농가와 생산자 단체가 출자해 설립한 고구마식품주식회사 등 9개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반시고구마라는 브랜드로 출시된 고구마말랭이는 참살이(웰빙) 추세에 맞춰 건강식을 찾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2013년 출범한 고구마식품은 지금까지 170여 t의 반시고구마를 생산해 32억5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시고구마는 수입 원재료를 사용한 기존 제품과는 차별화된 맛을 선보여 올 5월 농림수산식품부의 6차산업화 우수 제품 유통 품평회에서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해남 옥천주조장에서는 고구마 식초와 막걸리를, 가공 업체인 해미원에서는 고구마 떡을 각각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맛뜨락에서는 고구마 조청을 출시했다. 이들 제품은 온오프라인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박철환 해남군수는 해남 고구마의 맛이 남다른 이유는 미네랄이 풍부한 황토와 풍부한 일조량, 해풍 때문이라며 2010년부터 시작한 고구마 가공 산업 활성화 노력의 성과가 하나씩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해미원이 올해 2월 내놓은 허니버터고구마칩은 출시하자마자 고소한 맛과 함께 100% 해남 청정 고구마라는 인식까지 더해져 인기를 끌고 있다. 4월에는 미국에 2만2000봉지를 수출하기도 했다. 해남 고구마는 라테와 케이크로도 변신한다. 전국 400여 개의 가맹점을 거느린 커피베이는 6월 해남군과 상생 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해남 고구마를 재료로 만든 라테와 케이크를 출시하기로 했다.

김장배 해남군 식품산업담당은 생산 조직이 고구마 재배부터 수확, 선별, 처리, 저장까지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한우처럼 생산 이력제를 도입한 것도 소비자 신뢰를 쌓은 비결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