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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여행절망하지 않아요

Posted June. 06, 2014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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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넷에 루게릭 병 환자가 됐다.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해 죽으려다 마음을 고쳐먹었다. 병원에서 약이나 먹으며 지내지 말고 소중한 사람들과 여행을 떠나기로.

자신의 루게릭 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 투병기를 다룬 베스트셀러 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Until I Say Goodbye)의 저자 수전 스펜서웬델이 4일 미국 플로리다 주 자택에서 숨졌다. 향년 47세.

미 지역신문 팜비치포스트의 법조 기자이자 세 아이의 엄마였던 스펜서웬델은 2009년 여름 왼손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각종 검사를 거듭한 끝에 2011년 6월 루게릭 병을 확진받았다.

타인의 도움 없이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지만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신혼의 추억을 만끽하러 남편과 헝가리 부다페스트, 오로라를 보기 위해 가장 친한 친구와 캐나다 유콘을 갔다. 맏딸 마리나가 훗날 결혼식 때 입을 웨딩드레스를 보기 위해 뉴욕 유명 웨딩숍도 찾았다. 입양아였던 그는 친엄마를 찾기 위한 캘리포니아 여행도 단행했다.

팜비치포스트에 실렸던 스펜서웬델의 감동적인 여행기는 미 대형 출판사 하퍼콜린스의 눈에 띄었다. 2013년 3월 그는 230만 달러(약 23억 원)의 판권 계약을 맺고 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를 펴냈다.

온몸이 점점 굳어진 스펜서웬델은 유일하게 움직이는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사용해 글을 썼고 이 손가락마저 사용할 수 없자 코를 이용해 글쓰기를 계속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내가 반드시 손을 써야 하는 기타리스트가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다. 끝이 다가오고 있지만 절망하지 않는다라며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태워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