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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설탐정 양성화홈스, 이번엔 등장할까

또 사설탐정 양성화홈스, 이번엔 등장할까

Posted March. 19, 201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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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셜록 홈스가 나올 수 있을까?

정부가 사설탐정(민간조사원)을 합법화하고 육성하기 위해 업무 범위와 자격 제도 등 구체적인 도입 방안을 올해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판 셜록 홈스가 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는 한편 일자리도 늘려 보겠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 등 정부 관계부처는 1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신직업 육성추진 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사설탐정과 온실가스관리컨설턴트, 주거복지사 등 40여 개 직업이 신직업에 포함돼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됐다.

특히 사설탐정 합법화는 다시 한 번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설탐정은 1999년부터 국회에 7차례나 관련 법안이 상정됐을 정도로 수차례 합법화가 추진됐지만 사생활 침해 우려 등의 반대 여론에 막혀 번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사설탐정 법제화를 찬성하는 쪽은 현재 검찰, 경찰의 수사력으로는 실종 아동을 찾거나 보험사기 등을 수사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 사설탐정으로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논리다. 정부가 사설탐정 자격제도를 운영하면서 흥신소나 심부름센터 등 이미 불법으로 존재하는 민간조사원들을 양지로 끌어내 양성화하면 검경의 수사 기능도 보완하고 양질의 일자리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지난해 발의된 경비업법 개정안과 민간조사업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률이 계류 중이다. 정부는 두 법안을 바탕으로 당정 협의와 각계 의견 수렴을 통해 최종 법안을 만들어 내년 상반기에 국회를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실제 사설탐정이 등장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진녕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사설탐정을 합법화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사생활 보호 의무를 국가 스스로가 저버리는 것이며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사설탐정에 대한 수요가 있다면 오히려 자치경찰제도 등을 도입해 경찰력을 강화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사설탐정의 업무 범위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개인에 대한 뒷조사 같은 경우 사생활 침해 논란이 벌어질 수 있고, 사기 등 민사 사건의 경우 사설탐정의 조사 내용을 재판에서 어디까지 인정해줄 것인지도 선을 긋기 어렵다.

사설탐정의 관리 감독도 부처 간 다툼이 크다. 법무부가 사설탐정이 수사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법무부가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경찰은 사설탐정의 기능이 경찰과 유사한 만큼 경찰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