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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ML 한국인 챔프반지 누가?

Posted January. 03, 2014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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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또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가 1억3000만 달러(약 1367억 원)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고 하면 대개 팀의 리더 격이다. 팬들과 지역 언론의 기대감이 커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한다.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에 계약을 한 추신수(32)는 그런 면에서 한결 낫다. 팀의 리더가 될 선수는 1루수 프린스 필더(30)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디트로이트에서 뛰었던 필더는 텍사스와 7년 1억6800만 달러(약 1766억 원)에 계약했다. 추신수는 테이블 세터로서의 역할을 잘하면 된다. 성적에 대한 부담을 홀로 떠안을 필요가 없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낀 선수는 애리조나에서 뛰었던 김병현(넥센)뿐이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우승을 위해 2010년 뉴욕 양키스를 택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올해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류현진(27)과 추신수가 나란히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월드시리즈 무대도 꿈만은 아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라스베이거스 도박사들은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팀으로 류현진의 LA 다저스를 꼽았다. 배당률 5 대 1로 우승하면 베팅한 돈의 5배를 준다는 뜻이다. 배당률이 낮을수록 우승 확률이 높다. 텍사스는 추신수를 영입하면서 우승 확률이 14대 1에서 12 대 1로 다소 낮아졌지만 다저스에 비해서는 가능성이 훨씬 낮다. 포스트시즌에서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선발투수가 다루빗슈 유밖에 없어서다. 30개 팀이 경쟁하는 미국에서 우승은 쉽지 않다. 투자와 성적이 비례하는 것도 아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강타자로 꼽히는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는 19년 동안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통산 타율 0.344(7위), 521홈런(18위), 1839타점(14위)에 출루율 1위(0.482)를 기록했지만 우승 반지가 없다. 1946년 딱 한 번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세인트루이스에 3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미국 스포츠 사상 가장 위대하지만 우승 반지가 없는 선수 1위가 윌리엄스다. NBA 통산 득점 2위인 칼 멀론도 우승 트로피를 안지 못했다. 2003년 정상에 오르기 위해 연봉이 반 토막 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LA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멀론은 포인트 가드 존 스톡턴과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며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우뚝 섰지만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동시대를 뛰었다는 게 그를 노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야구는 농구보다 우승이 더 어렵다. 류현진과 추신수 가운데 누가 먼저 두 번째 한국인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인공이 될지는 하늘만이 알겠지만 적어도 가능성은 류현진이 높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