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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업계 1위 해커스, 특수카메라 등 이용 106차례 문제 빼내

토익업계 1위 해커스, 특수카메라 등 이용 106차례 문제 빼내

Posted February. 07, 2012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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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집게 강의는 실은 족집게 선생의 작품이 아니었다. 토익학원 업계 1위인 해커스그룹이 직원과 연구원을 동원해 시험문제를 빼내온 사실이 드러났다. 또 해커스그룹 대표가 현직 국립대 교수인 사실도 처음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김영종)는 6일 토익 등의 시험문제를 빼내 교재와 강의에 이용한 혐의(저작권법 위반 및 업무방해)로 해커스그룹 대표 조모 씨(53)와 임원 5명을 불구속 또는 약식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씨 등은 2007년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토익 49차례, 텝스 57차례 등 모두 106차례에 걸쳐 회사 직원과 연구원을 통해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매년 초 응시 계획표를 만들어 독해나 듣기 등 파트별로 직원들이 맡을 부분을 할당했다. 또 문제 유출에 가담한 직원들의 응시료를 어학원에서 내고 이들에게 특근 수당과 교통비까지 지급하기도 했다.

이들은 손쉽게 시험문제를 빼낼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녹음기나 마이크로렌즈를 장착한 볼펜 등 특수장비도 이용했다. 시험이 끝나면 1시간 반 이내에 빼낸 문제를 회사로 전달하고 원어민을 포함한 연구원들이 이를 검토해 정답을 확인한 뒤 곧바로 어학원 홈페이지 토익후기게시판에 올렸다. 수험생들은 시험보고 집에 왔더니 기출문제가 올라와 있다고 놀라워하며 해당 서비스를 이용했다.

검찰에 따르면 해커스그룹은 이런 식으로 불법 유출한 문제를 활용해 어학 분야 최고 베스트셀러 여러 권을 출간했다. 2010년에만 1000억 원이 넘는 매출과 360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로 토익이나 토플 등 외국어 시험 수험생들 사이에 전설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던 조 씨의 정체가 드러나기도 했다. 자신이 집필한 책에 실린 영어 이름 외에 그동안 철저히 베일에 가려 있었던 조 씨는 지방 국립대 영문과 교수였다. 검찰은 조 씨가 공무원의 영리업무 종사와 겸직을 금지한 규정을 어겼다며 해당 학교에 통보했다. 또 문제 유출에 가담한 어학원 연구원과 직원 명단을 시험 주관사에 알려 이들이 4년간 응시하지 못하도록 했다.

해커스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시험문제를 복기한 것은 출제 경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일 뿐 교재에는 새로 만든 문제를 수록했다며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시험업무를 방해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해커스그룹은 또 시험에 응시한 직원들이 암기의 어려움 때문에 마이크 등 기계장비를 사용한 점은 잘못을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며 하지만 사법시험이나 한국어능력시험(TOPIK)과 달리 토익 등이 문제와 정답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불합리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신민기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