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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온가속기 완공 2년 늦춘다

Posted April. 22, 2011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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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의 유일한 대형 실험 시설인 중이온가속기(KoRIA)의 조감도가 처음 공개됐다. 중이온가속기는 1.08km(약 32만 평) 용지에 지름 10m의 원형가속기(사이클로트론)와 길이 약 700m의 선형가속기, 실험동과 연구동 10여 채 등으로 구성된다. 원형가속기와 선형가속기는 지하 약 10m 깊이에 설치된다.

동아일보가 21일 단독 입수한 중이온가속기 개념설계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원형가속기는 70kW(이온빔의 세기)로 양성자를 가속하며, 선형가속기는 400kW로 우라늄(U) 같은 무거운 이온(중이온)을 가속한다. 원형가속기와 선형가속기가 연결됐다는 점은 KoRIA의 가장 큰 특징이다. 원형가속기에서 생성된 희귀한 동위원소를 선형가속기에서 다시 한 번 충돌시켜 더욱 희귀한 동위원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을 가진 중이온가속기는 세계적으로 운영되거나 건설 중인 중이온가속기 20여 기 가운데 KoRIA가 유일하다. 진공 상태에서 중이온을 가속한 뒤 금속판에 충돌시켜 희귀한 동위원소를 많이 생산할수록 중이온가속기의 연구 가치가 높다는 점에서 KoRIA는 독보적이다. 원소번호 1번인 수소의 양성자부터 원소번호 92번인 우라늄까지 주기율표의 모든 중이온을 가속할 수 있다는 점도 KoRIA의 장점이다.

중이온가속기를 통해 새로운 동위원소를 발견하면 노벨상을 받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나온 101개의 노벨 물리학상 중 약 20%가 가속기와 관련이 있다. 일본은 2004년 중이온가속기로 새로운 입자를 발견해 자포니움(Japonium)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후 원소번호 113번을 달아 주기율표에 새로운 원소로 등록했다. 우리나라도 한국만의 원소를 발견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기획단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700쪽 분량의 최종보고서를 3월 완료했다. 교과부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중이온가속기 건설 사업의 다음 단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는 예비 상세설계가 진행된다. 당초 교과부는 올해 상세설계(원형을 작은 크기로 만들어 시험하는 것)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2월 말 개념설계 내용을 보완해야 한다는 국내외 평가위원 10여 명의 지적에 따라 상세설계로 넘어가기 전 예비 상세설계를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 관계자는 6월 초 예비 상세설계 과제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산은 40억 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완공 시기도 목표보다 2년 늦춰진 2018년으로 잡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평가위원들은 상세설계 및 요소 기술 개발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할 때 2016년 완공 목표는 무리라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교과부는 평가위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중이온가속기 구축 기간을 2년 연장했다. 교과부는 올해 말 중이온가속기사업단(가칭)을 출범시켜 가속기 건설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현경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