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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북한군 피해 확인 못하나 숨기나 (일)

Posted November. 26, 2010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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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우리 군은 K-9 자주포로 80여 발을 응사했지만 아직까지 북한군의 피해 상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을 낳고 있다.

군 당국은 25일 북한군의 피해상황에 대해 정보자산을 활용해 확인하는 중이라고만 밝혔다. 그러나 서해5도 인근 지역은 한미 양국이 최신 정보감시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피해 규모 파악이 너무 늦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무인정찰기, 항공위성, 최첨단 광학렌즈를 장착한 관측 장비 등으로 북한 측 동향을 포착해왔다. 또 필요에 따라서는 감청부대를 통해 북한군 통신 내용을 파악하기도 했다.

육군 장성 출신인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의 민주당 서종표 의원은 대북감시태세인 워치콘이 2단계로 격상된 상황에서 아직까지 피해상황이 드러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인명 피해는 파악하기 어렵더라도 항공위성 등을 통해 최소한 진지나 막사 등의 피해는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남북 해군 경비정이 대청도 인근에서 충돌했을 때는 구급차가 이동하고 부상병이 이송되는 북한군의 상황이 우리 군 관측 장비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이 공언한 것과 달리 북한군의 피해가 미미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군 당국은 K-9 자주포는 1발의 피해지역(5050m)이 북한군의 해안포 피해지역(1515m)보다 넓어 위력이 10배에 달한다며 80발 정도면 북한군 진지도 상당한 피해를 봤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개머리 기지의 해안포 상당수가 해안 절벽의 땅굴 속에 있어 곡사포인 K-9 자주포의 응사로는 거의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게 군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군은 막사 등 주요 시설을 겨냥해 사격했다고 밝혔으나 상당한 타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북한군의 포격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만큼 포격 전에 병력 등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을 확률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우리 군이 1차 대응사격에서 화력을 집중한 북한의 무도 해안포 기지에서 1차 사격에 이어 2차 사격이 재차 진행된 것도 우리 측 대응사격이 예상만큼 위력적이지 않았다는 증거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5일 영국과 미국 전문가들의 위성사진 분석에서도 23일 북한군이 연평도에 선제공격한 사실이 거듭 확인된다며 영국의 군사정보회사 IHS제인스의 한 위성사진 분석가는 위성사진상 북한보다 연평도의 피해 상황이 큰 것을 보면 누가 먼저 공격했는지 추측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군 관계자는 초기 대응이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들끓고 있고 민간인까지 희생된 것이 밝혀진 마당에 북한군 피해도 적을 경우 그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유성운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