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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가 급한데 해군 구조보트 4척중 2척만 보내라 실랑이 (일)

1초가 급한데 해군 구조보트 4척중 2척만 보내라 실랑이 (일)

Posted March. 31, 2010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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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인천 옹진군 백령도 앞 바다에서 침몰한 해군 천안함 사고 해역에서 생존자 58명 가운데 민간어선이 구조한 2명을 제외하고 56명을 구조한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500t급 경비함인 501함이 30일 오전 1시경 해경부두에 돌아왔다. 경비함에 탔던 경찰관과 전투경찰 등 28명의 얼굴에는 나흘간 계속된 수색작업으로 지친 표정이 역력했지만 당시 구조작업을 통제한 해군의 태도에 아쉬움과 함께 의문을 잇달아 쏟아냈다.

이들에 따르면 501함이 사고 해역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해군은 해경과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26일 오후 9시 33분경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해군의 통보를 받고 당시 대청도 인근 해상에서 경비업무를 수행하던 501함과 1002함 등 2척을 사고 해역으로 긴급 출동시켰다. 501함은 전속력으로 달려 사고를 접수한 지 42분 만인 오후 10시 15분경 사고 해역 인근에 도착했다. 501함이 침몰해가는 천안함에 가까이 가려고 했으나 해군이 제동을 걸었다. 해군은 무전교신을 통해 501함은 천안함에 접근하지 말고 구조대원들이 탄 고속단정(립RIB) 2척만 보내라고 지시하는 과정에서 언성을 높이는 등 해경과 수차례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립은 1002함에도 2척이 있어 모두 4척이었는데 501함의 2척만 보내라고 한 것도 의아한 부분이다. 사고 현장에서는 501함이 보낸 립 2척만이 생존자 56명을 실어 날랐다.

501함보다 먼저 사고 해역에 도착한 해군이 적극적으로 구조 활동에 나서지 않은 것도 해경 측이 품는 의문점이다. 501함이 도착했을 때 사고 해역에서 해군 고속정 4척은 침몰해 가는 천안함과 주변 해역을 서치라이트로 비추고만 있었다. 천안함의 장병들은 포대와 조타실 등 함수() 부위에 모여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던 상황. 이에 대해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9일 국방위 답변에서 해군 고속정은 립이 없어 (침몰하는 초계정에) 접근하면 더 빠른 침몰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해경 관계자는 해군이 갖고 있는 구명벌(life raft천막 형태의 구명장비) 같은 구명기구로 생존자 구조를 먼저 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군은 천안함이 폭발과 함께 두 동강이 나면서 사고현장에서 순식간에 침몰한 함미()에 대다수 실종자가 갇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으면서도 왜 사고 초기부터 함미 수색에 집중하지 않았는지도 논란거리다.

사고 이튿날인 27일 침몰 해역 주변에서 더는 구조자나 사망자가 발견되지 않자 나머지 실종자들은 주로 함미에 남아 있다고 해군과 해경은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군은 해난구조대(SSU)를 함미에 잠수시켜 실종자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는 데 집중하지 않고 수면 위에 모습을 보이다가 거센 조류에 6km나 떠내려 간 뒤 가라앉은 함수 수색에 나서는 등 갈팡질팡했다는 것이 현장을 지켜본 해경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함수와 함미의 수색에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함미가 180m 휩쓸려가서 가라앉아 정확한 지역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렸을 뿐 함미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 원인도 미스터리이지만 사고 뒤 보인 해군의 수색구조작업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황금천 윤완준 kchwang@donga.com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