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현대차그룹 경총 탈퇴(일)

Posted December. 04, 2009 09:19,   

日本語

내년 복수노조 허용과 노동조합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시행을 앞두고 대기업 간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은 복수노조 허용을 적극 반대하는 반면 서열 2위인 현대차그룹은 복수노조를 허용하더라도 내년부터 당장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을 금지할 것을 주장하다가 급기야 경영자 측을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 탈퇴를 선언했다.

현대차그룹은 3일 정부가 추진하는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과 관련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경총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경총 회원사인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캐피탈, 현대제철, 로템 등 6개 계열사는 이르면 4일 오전 중으로 탈퇴 서류를 경총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 41개사와 협력업체 400여 개가 모두 탈퇴할 경우 경총은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경총이 회원사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회원사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인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어 더는 회원사로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노사 관계 역할에 특화하기로 하고 1970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분리된 조직으로, 노사 관계와 관련한 재계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도 재계의 교섭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전격적으로 경총 탈퇴 결정을 내린 것은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전면 금지를 주장해온 경총이 최근 조합원 5000명 이상 사업장은 유예로 방침을 바꾼데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현대차 측은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가 시행될 수만 있다면 창구 단일화 등 일부 조건 충족을 전제로 복수노조 허용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현대차그룹의 경총 탈퇴 결정에 대해 그동안 복수노조를 반대해온 삼성 등 일부 그룹들은 당혹스럽다는 표정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모든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대차의 결정에 우려를 표시했다.



주성원 장강명 swon@donga.com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