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재검토한 37쪽짜리 보고서는 작성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의 고위 간부가 유출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한반도 대운하 재검토 보고서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은 24일 수자원공사 김상우(55상임이사) 기술본부장으로부터 지난달 28일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 동기생인 결혼정보업체 P사 대표 김현중(40) 씨에게 학교에서 문건을 건네줬다는 진술을 받아 냈다. 김 본부장은 유출된 문건을 작성한 수자원공사 조사기획팀을 지휘하고 있다.
보고서를 받은 김 씨는 이달 1일경 서울시내 모 호텔 커피숍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주간지 기자에게 보고서 사본 1부를 건넸다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백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본부장은 경찰에서 김 씨가 정치문제와 경부운하에 관심이 많아 보고서를 갖고 있다고 했고, 김 씨가 한번 보자고 해 별 생각 없이 보고서를 넘겼다고 진술했으며 김 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주간지 기자가 경부운하에 관심이 많아 사본 1부를 전달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보고서를 유출하며 작성자를 태스크포스(TF)팀으로 바꾸었다.
경찰은 김 본부장과 김 씨를 수자원공사법상 직무상비밀누설 및 방조 혐의로 23일 입건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보고서를 유출입수한 경위에 의문점이 많아 25일 추가 소환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본보 취재 결과 문건을 주간지에 건넨 김 씨는 사업을 하며 뉴라이트청년연합 공동대표 12인 중 한 명으로 활동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서울시정개발연구원(시정연)이 이명박 서울시장 재직 당시 경부운하 타당성 검토 연구를 진행한 것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번 주부터 시정연 관계자와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세종대 교수 등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이에 앞서 23일 시정연에서 대운하 관련 연구 용역을 맡았던 서울경제연구원과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세종대 교수 3명의 연구실을 수색해 관련 서류 및 책자 13점을 압수했다.
남경현 정혜진 bibulus@donga.com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