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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선생님! 한수 좀

Posted September. 02, 2005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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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업계의 대표 주자 현대기아자동차가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노조는 임금 및 단체 협상에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사 측은 원칙 없는 협상 태도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10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노사 문제는 이 그룹의 최대 딜레마로 꼽힌다.

현대기아차가 이런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탄탄한 노사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을 노리는 일본 도요타 자동차와 부동의 세계 1위에서 정크본드(투자부적격 채권) 기업으로 추락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의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립에서 협력을 배우다도요타와 BMW

일본 도요타 노사는 2002년부터 올해까지 4년째 임금 기본급 동결에 합의했다. 임금 동결은 특히 노조 측의 요구로 이루어졌다.

도요타 노조 집행부는 세계 자동차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회사가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려면 노조가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는 논리로 조합원을 설득했다.

이에 대해 사 측은 고용 보장을 약속했고 지난해 미래형 자동차를 개발하는 데 6000억 엔(약 6조 원)가량을 투자할 수 있었다. 결국 노조는 잘나갈 때 인건비 부담을 줄여 고용 안정을 확보한 셈이다.

도요타 노사의 협력 관계는 1950년 장기 파업에 따른 자기반성에서 시작됐다. 당시 노조는 사 측의 구조조정 압력에 50일 파업으로 맞섰다. 결과는 전체 근로자의 25%(1500명)와 경영진 전원 사퇴였다. 노사가 모두 패배한 이 사건 이후 도요타는 55년째 분규 없는 회사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독일 BMW도 노사의 현명한 대처로 어려움을 극복했다. 1993년 독일 자동차업계의 불황으로 모든 기업이 구조조정에 들어갔을 때 BMW는 유일하게 감원 없이 공장을 돌렸다. 대신 탄력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법정 근로시간을 넘기면 초과 수당을 받는 대신 시간을 계산해 두었다가 일손이 한가해지면 그 시간만큼 쉴 수 있도록 하는 이 제도로 근로자는 자유시간 확보, 회사는 비용 절감의 효과를 거뒀다.

노사대립의 악순환GM과 현대기아차

GM은 노사 대립으로 위기를 겪는 대표적 사례다. 회사 상황과 관계없이 사 측에 무리한 비용 부담을 요구한 노조와 이에 따라간 사 측의 판단 착오가 위기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GM의 노사 합의에 따르면 회사 손익에 관계없이 공장 가동률은 80%를 유지해야 한다. 공장 폐쇄 등의 이유로 구조조정이나 휴직을 해도 통상 임금의 75%를 지급하고, 퇴직자에게도 의료비와 연금을 준다. GM 직원은 19만 명 정도지만 복지 혜택을 받는 사람은 110만 명이나 된다. 결국 올해 5월 채권이 정크본드로 떨어진 GM 노사는 뒤늦게 조합원의 의료비 부담액을 늘리기로 하는 등 수습에 나섰으나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기아차 역시 강성 노조라는 점에서 사정은 비슷하다. 하지만 현대차 경영진의 협상력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자동차 연구팀장은 지금 현대기아차는 성과급 배분보다는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사 측은 앞으로 몇 년 뒤 성과를 분배하겠다는 확실한 보장을 제시하고, 노조 역시 당장의 이익에서 벗어나 앞날을 내다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주성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