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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본 광복 60년

Posted August. 13, 200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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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광복을 맞았을 때 서울의 전차요금은 16전이었다. 60년이 지난 지금 교통카드로 결제하는 서울의 버스요금은 800원.

단순 계산으로는 5000배이지만 1953년과 1962년 두 차례 화폐개혁(100원1환, 10환1원)을 감안하면 무려 500만 배로 오른 셈이다.

한국은행이 12일 내놓은 숫자로 보는 광복 60년에는 이런 흥미로운 통계가 적지 않다.

광복 이후 소비자물가는 연평균 21.3%씩 올라 60년간 약 11만 배 상승했다.

초기 20년간(19451965년)은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올랐던 시기였다. 전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하느라 돈을 마구 찍어낸 후유증으로 이 기간 소비자물가는 연평균 51.1%씩 올랐다. 20년 동안 상승률은 3864배.

19661985년, 19862005년의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12.9%, 4.7%로 차츰 안정됐지만 초기 20년의 물가 폭등은 경제에 큰 부담이 됐다.

주요 생활필수품 가운데 값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북어. 1마리 가격이 1945년 80전에서 현재 4980원으로 6225배 올랐다. 화폐개혁으로 돈 가치가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622만5000배로 오른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북어는 공급이 제한적인데 격동기 60년간 술을 많이 마셔 덩달아 해장용으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쇠고기(500g)는 192만 배, 서울부산 기차요금(최상급 좌석 기준)과 쌀(80kg)은 각각 55만 배, 담배(최고급 1갑)는 50만 배 올라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

경제는 눈부시게 성장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53년 13억 달러에서 지난해 6801억 달러로 약 520배로 커졌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같은 기간 67달러에서 1만4162달러로 211배 늘었다.

제조업체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957년 2030원에서 올 1분기(13월) 231만6607원으로 1141배가 됐다.

국민 1인당 국세 부담액은 1957년 684.3원에서 올해는 3783배인 258만8437원(예산 기준)으로 늘어 소득 증가에 비해 조세 부담이 훨씬 많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정경준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