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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를 잡으세요 장마철이 상쾌해져요

Posted June. 27, 2005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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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이은 장대비로 시작된 장마가 앞으로 한 달가량 이어질 전망이다. 장마라고 해서 매일 비가 오는 것은 아니지만 공기는 언제나 습하고 날은 어두침침하다. 게다가 기온은 한여름과 다를 바 없이 높으니 사소한 일에도 왈칵 짜증이 나기 쉽다.

불쾌지수는 온습도 기분 지수

장마철에 많은 사람들이 궂은 하늘마냥 얼굴을 찌푸리게 되는 것은 불쾌지수가 높기 때문이다. 1957년 미국에서 고안된 불쾌지수는 기온과 습도에 따라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는 정도를 경험적으로 수치화한 것이다.

보통 오후 3시의 온도계 기온과 온도계에 젖은 거즈를 붙여 측정한 습구온도를 기준으로 불쾌지수를 산출한다.

불쾌지수는 1959년 여름 미국 300여 개 도시에서 발표된 뒤부터 일기예보에 포함됐다. 그러나 사람마다 더위와 습도에 불쾌감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고 불쾌지수 발표가 불쾌감을 더욱 조장한다는 의견도 있어 최근에는 온습도지수라고 바꿔 부르기도 한다.

온도 낮춰도 공기 축축하면 불쾌

불쾌지수는 온도보다는 습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장마철에는 날이 궂어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더라도 습도가 높아 강한 불쾌감이 느껴진다. 땀이 잘 증발하지 않기 때문에 체온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체온 조절을 위해 피부 바깥쪽 말초혈관의 혈류량이 늘어 땀은 많아지지만 아무런 소득 없이 수분과 전해질만 잃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혈액량이 줄어 근육으로의 에너지 공급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쉽게 피로해진다. 따라서 장마철에는 컨디션 유지를 위해 물과 함께 무기질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실제로 남부 유럽 등 우리나라보다 여름철 기온이 높은 지역에 가 보면 생각보다는 견딜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습기가 낮아서 땀이 나더라도 바로 말라서 끈적이지 않기 때문. 이런 기후대에서는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남성 정장을 입을 때 여름에도 긴팔 셔츠를 갖추는 것이 에티켓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여름철 습도가 낮은 유럽에서 통하는 얘기다.

습도를 잡아라

불쾌감을 줄이려면 기온과 습도를 함께 낮춰야 한다. 그러나 에어컨을 지나치게 틀면 냉방병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실내외 온도 차는 58도 정도, 실내 온도는 2325도로 유지하면서 한두 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

에어컨이 없을 때는 선풍기와 함께 소형 제습기를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실내 습도는 5060% 정도면 적당하다. 습기가 심할 때는 2, 3일에 한 번 정도 보일러를 틀어주는 것이 좋다. 실내의 눅눅한 냄새와 습기를 빨아들이는 제습제를 비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햇빛을 받는 시간이 줄고 활동량이 적어지면 기분이 쉽게 우울해진다. 잠이 많아져 하루 종일 무기력해 하거나 식욕이 늘어 살이 찌는 사람도 있다. 날씨가 나쁘다고 집안에만 있지 말고 가끔 가까운 곳에라도 외출을 하자. 실내조명은 가능한 한 환하게 밝힌다.

자기 전 가벼운 운동과 스트레칭을 하고 너무 차지 않은 물로 샤워를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단 몸과 머리를 완전히 말리고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한방에서는 율무에 몸속 습한 기운을 제거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해 여름에 즐겨 먹을 것을 권한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 정신과 윤세창 교수,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이재동 교수)



손택균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