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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 유럽을 내품안에

Posted March. 13, 2005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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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유럽인가=휴대전화 업체인 팬택은 13일 유럽지사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유럽지사장으로 내정된 전현수 상무는 지사 설립 이유를 묻는 질문에 유럽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서는 톱 플레이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유럽은 이동통신의 본고장.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팔린 6억8000만 대의 휴대전화 가운데 4억8500만 대가 유럽통화방식(GSM) 휴대전화다. 70%가 넘는다.

더욱이 올해 유럽에선 3세대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허치슨에 이어 보다폰과 T모바일 등 다른 사업자가 가세한다. 세계적으로 5000만 대, 유럽에서만 2200만 대의 신규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가전제품 역시 유럽은 떠오르는 시장이다. 유럽연합(EU)이 확대되고 동유럽이 서구화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 사장은 유럽은 매년 30%씩 성장하는 시장이면서 동시에 세계최고 제품이 겨루는 시장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1위는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업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다.

김종은 LG전자 유럽지역총괄 사장은 환율 문제를 지적했다.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국내 전자업계는 유럽에서 승부를 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기회가 왔다=독일 하노버에서 열리고 있는 세빗 2005에선 디지털 가전기기 분야의 세계적 강자인 필립스가 불참한 게 화제다. 비용 부담 때문이라는 설도 있고 내놓을 제품이 없었다는 추측도 있다. 국내업체 관계자들은 필립스뿐 아니라 그룬디히나 톰슨 같은 유럽 토종기업들이 모두 주춤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럽 기업의 부진은 한국 업체엔 기회다. 특히 세계최고 수준의 휴대전화를 선보이며 이미지를 높여온 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인수 삼성전자 유럽총괄 부사장은 휴대전화에서 쌓은 브랜드 인지도를 지렛대 삼아 디지털 미디어 제품 전체의 이미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 맞는 전략으로=LG전자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 디자인연구소를 세웠다. 유럽총괄본부 마케팅그룹의 한상욱 부장은 유럽 현지에서 상품을 기획하는 방식으로 조직과 업무를 개편했다며 디자인연구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북미는 대형 프로젝션 TV의 비중이 50%에 이르지만 집이 좁은 유럽은 4%에 불과하다. 글로벌 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에서 품질 향상이나 원가 절감을 위해 제품을 지역별로 할당하는 전략은 한계가 있다.

김인수 삼성전자 부사장은 저가형 제품은 이제 졸업했다. 올해부턴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한다고 말했다.



홍석민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