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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쌀 식탁용 판매 농민들 충격

Posted December. 30, 2004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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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쌀 협상 종료시한(이달 말)을 하루 앞둔 30일 관세화 유예기간 10년 추가 연장 방침을 확정함에 따라 국내 쌀 시장은 일단 전면 개방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유예에 따른 대가로 내년부터 수입쌀이 처음으로 소비자에게 밥쌀용으로 판매될 예정이어서 쌀 생산 농가에 심리적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 절반의 성공=정부 쌀 협상단이 이날 내놓은 협상 최종결과는 17일 공개한 잠정결과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관세화 추가 유예기간 10년째인 2014년 의무수입물량이 41만t(19881990년 연평균 쌀 소비량의 8%)에서 40만8700t(7.96%)로 0.04%포인트 줄었다.

일본과 대만이 각각 쌀 관세화 유예를 받는 대가로 의무수입물량을 6년간 8%, 1년간 8%까지 수입하기로 합의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한국은 1995년부터 2014년까지 20년간 7.96%를 허용한 것이므로 유리한 협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또 수입쌀의 제3국으로의 재수출 문제는 이행계획서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해 대북 지원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것도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정부의 목표인 7.4%와는 차이가 크며 관세화를 선언할 경우 예상 수입량이 7.17.5% 이하가 될 확률이 95%라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결과를 감안하면 경제적으로는 불리하다. 허상만() 농림부 장관은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결과를 3년 뒤에나 알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관세화 유예를 선택한 뒤 DDA 협상결과를 보고 다시 한 번 판단하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쌀값 하락 불가피=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이었던 수입쌀의 소비자 판매는 빨라야 내년 6월경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이는 이번 협상결과에 대한 정부의 이행계획서를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 점검하고 국회 비준절차를 거쳐야 하며 수입쌀의 공매절차를 마련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농촌경제연구원은 수입쌀이 밥쌀용으로 판매되면 1만t이 풀릴 때마다 1kg당 10원씩 쌀값이 떨어지는 것으로 추산했다. 결국 내년에 80kg 가마당 쌀 가격을 약 2000원 정도 떨어뜨리는 요인이 생긴다는 분석이다.

남은 고비 첩첩산중=정부안이 확정됐지만 이행계획서에 대한 WTO 회원국의 점검도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인도와 이집트 등 일부 협상국들과의 협의가 최종 마무리되지 않아 점검기간 중 이의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국회 비준이 1년이 넘게 걸린 것을 감안하면 이번 쌀 협상결과에 대한 비준도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럴 경우 관세화 의무가 발생해 예상치 못한 시장 개방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고 농림부는 설명했다.

전국농민연대는 이날 정부 발표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정부의 쌀 협상결과는 농업, 농촌의 파탄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행계획서 WTO 제출계획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촉구했다.



차지완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