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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 군사신뢰 구축 첫발 내디뎠다

Posted June. 04, 2004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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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철야협상 끝에 장성급 회담에서 이룩해낸 합의는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합의엔 구체적인 실천방안까지 담겨 있어 실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남북 모두 상대방의 제안을 수용하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 회담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군사 분야에서도 대화를 통해 긴장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선례가 만들어진 것을 환영한다.

남북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 해상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로 한 것은 1999년과 2002년에 있었던 유혈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이 함정 사이의 교신과 당국간 의사교환을 위해 다양한 수단을 사용하기로 한 만큼 약속을 철저히 지켜 불행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군사분계선지역에서 선전활동을 중지하고 선전수단을 제거하기로 한 합의의 의미도 작지 않다. 대치지역에서 상대방을 비방하고 자극하는 적대행위를 포기한다면 남북의 화해는 그만큼 빨라질 것이다.

그러나 남북간 군사 대화는 겨우 출발선상에 섰을 뿐이다. 작은 출발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군사적 위협을 줄여 평화를 만드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한반도 불안의 가장 큰 요인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 중인 남북의 강력한 군사력이 아닌가.

군사 대화가 본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회담 수준의 격상과 의제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 국지적 현안을 다루는 장성급 회담에 머물 것이 아니라 한 차례 열린 뒤 중단된 국방장관 회담을 조속히 재개해 군비통제 등 포괄적 의제를 다뤄야 한다. 경제 분야 대화가 우회로라면 군사 대화는 평화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남북 모두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해 최소한 경제교류만큼의 노력은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