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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넘긴 의혹들 새해엔 풀어야

Posted December. 31, 200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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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졌던 임오년 한해 동안 우리 사회를 요동치게 만든 많은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해를 넘기게 됐다.

서울지검이 수사 중인 민주당 김방림() 의원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은 지난해 체포동의 요구서까지 발부돼 연내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수사 미진과 임시국회 개회 등을 이유로 해를 넘기고 말았다.

대선을 앞두고 미뤄둔 정치적인 사건들도 언제쯤 해결될지 그 실마리가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 사건인 병풍(), 산업은행에 대한 4900억원 대출 압력 의혹, 국가정보원 도청 의혹 사건 등은 검찰이 지난해 말 관련자 소환에 나섰지만 최종 처리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대업()씨의 병풍 폭로 내용과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고발된 사건은 김씨가 도피 중이어서 수사가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민주당 이해찬() 의원의 병풍 수사 유도 발언과 관련된 고소 고발 사건도 몸통을 밝혀내지 못한 채 남아있다.

4900억원 대출 압력 사건의 핵심은 돈의 사용처를 밝혀 이 돈이 북한에 전달됐는지를 가리는 것이지만 검찰은 계좌추적을 하지 않고 있다. 국정원 도청 의혹과 관련된 명예훼손 사건 수사 역시 도감청이 실제로 이뤄졌는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

선거전략 차원에서 고소 고발한 사건들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대부분 고소 고발을 철회해 별탈 없이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수사 의지가 강한데도 풀리지 않은 일반 형사사건도 많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동반 사퇴를 불러온 서울지검 피의자 폭행 사망 사건의 단초가 된 파주 스포츠파의 살인의혹 사건 등 2건은 영구 미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은 전면 수사에 착수해 두목 신모씨를 검거했지만 살인 혐의는 물증이나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핵심 관련자가 해외로 도피해버린 사건들도 세월의 테를 한 겹 더 둘렀다. 대검-특감본부-특검을 거쳐 다시 대검으로 넘어간 이용호() 게이트 정관계 로비 의혹은 김현성 전 한국전자복권 사장 등이 해외로 달아나 수사가 중단된 상태. 정현준() 게이트와 관련해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의 측근으로 2000년 해외로 도주한 신양팩토링 사장 오기준씨의 정치권 로비 의혹도 아직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은 김우중() 전 회장이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자진 귀국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상태.

국세청을 통한 97년 대선 자금 불법모금 사건인 세풍()은 수사에 착수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의 송환을 둘러싸고 미국에서 소송이 제기되는 바람에 여전히 미제로 남아있다. 이 밖에 94년 4월 고발돼 가장 오래된 고소사건인 소설 태백산맥의 이적 혐의 사건도 또 한해를 넘겼다.



정위용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