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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TV합동토론은 끝났지만

Posted December. 16, 200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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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차례의 대통령후보 TV합동토론이 모두 끝나고, 금세기 최초의 대선까지 이젠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아직 찍을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는 더 이상 망설일 여유가 없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면 상대적으로 나은 후보를 골라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이미 찍을 후보를 정한 유권자도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위해 한번 더 점검을 해볼 때가 됐다.

우선 후보들이 급하게 쏟아내는 공약을 얼른 소화하기 어렵다면 한번 뒤집어 생각해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저런 약속을 다 지키려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들지, 그렇다면 결국 세금을 턱없이 늘려야 하는 것은 아닌지. 또 후보들간의 무차별 비방전이 혼란스럽다면 이렇게 한번 새겨보면 된다. 제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만 탓하는 것은 아닌지. 그래도 판단이 어렵다면 이런 상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일본 총리 그리고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세계 정상들과 함께했을 때 누가 한국 대통령으로 가장 권위가 있을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마주 앉았을 때 그를 설득할 수 있는 무게의 말을 하는 후보는 누구일까. 향후 5년간 시장주의 아래 한국이라는 기업을 이끌어갈 CEO는 누가 적임일까.

또한 부정부패 청산을 위한 칼을 들어야 할 손은 누가 가장 깨끗할까. 한국 정치를 환골탈태()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사람은 누구일까. 우리 사회의 각종 갈등을 가장 저비용으로 해결할 사람은 누구일까. 대통령이 되기 전이나 된 후나 언행이 가장 한결같을 사람은 누구일까 등등. 아울러 측근이나 친인척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자질이나 도덕성을 둘러보는 것도 후보 선택에 참고가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에 앞서 후보들에 대한 막연한 호불호나 감정을 접어야 한다. 근거가 불확실한 입소문에 바탕한 편견과 선입견도 버리고 맑은 눈으로 후보들을 살펴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판단이 가능하고, 나라의 밝은 미래를 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