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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전용차 신형 마이바흐로 바꿔…대북 수출금지 품목에도 버젓이 공개

김정은 전용차 신형 마이바흐로 바꿔…대북 수출금지 품목에도 버젓이 공개

Posted December. 12, 2023 08:39,   

Updated December. 12, 202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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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전용 차량을 최소 3억 원에 달하는 신형 벤츠 마이바흐로 최근 교체한 정황이 포착됐다. 사치품으로 분류되는 벤츠 차량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수출 금지 대상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그동안 김 위원장은 오히려 보란 듯 노골적으로 공식 석상에서 벤츠를 탔다. 이번에도 밀반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벤츠를 버젓이 공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새 차량은 8일 그가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노출됐다. 11일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서 김 위원장은 전용 차량을 타고 촬영 현장에 내렸는데, 차 후면에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고급 브랜드인 마이바흐 마크가 달려 있었다. 트렁크 쪽에는 ‘S650’ 글자가 있었다.

이 차량은 2019년 출고된 신형으로, 국내에선 옵션을 추가하지 않은 기본 가격만 3억 원대에 달한다. 김 위원장은 방탄, 방화 처리된 특수제작 차량을 타는 만큼 가격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9월 러시아를 방문할 당시 방탄 열차 ‘태양호’에 전용 차량인 벤츠 마이바흐를 싣고 간 바 있다. 다만 당시 차에는 이번에 부착된 마크가 붙어 있지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이전 공개 보도에선 확인되지 않은 새 차량”이라면서 “하반기에 전용 차량이 교체된 것 같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그 전에는 이 신형 차량의 구형 모델인 벤츠 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를 공식 석상에서 주로 타고 다녔다. 2018년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때도 이 차를 타고 등장했다. 2018년엔 김 위원장의 ‘S600 풀만 가드’와 마이바흐 ‘S62’ 등이 대북제재를 피해 8개월간 이탈리아, 네덜란드,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 등 6개국을 거쳐 평양으로 유입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북한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국경 폐쇄가 완화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치품 유입이 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새 차량은 이 과정에서 밀반입된 가능성이 크다고 우리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정부는 김 위원장 일가만을 위해 공급되는 사치품만 연간 수억∼수십 억 원에 이를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도 전용 차량으로 벤츠를 탔다. 러시아 등 해외 방문 땐 항상 전용 열차에 벤츠를 싣고 갔다. 측근들에겐 본인의 생일을 의미하는 ‘216’ 번호판이 달린 벤츠까지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집권한 김 위원장은 대규모 화력훈련 등 군 행사 때 벤츠를 타고 포병 부대를 사열하기도 했다. 김정일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는 자서전에서 김 위원장이 7세 때부터 별장 안에서 벤츠를 운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