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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기술

Posted May. 25, 2021 08:22,   

Updated May. 25, 202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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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에서 날아오는 로켓포탄을 요격하는 이스라엘 아이언돔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그 아이언돔도 곧 레이저 방어막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소문이 돈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보던 무기가 눈앞에 다가왔다.

 전쟁은 역사를 바꾸고 사회를 바꾼다. 전쟁을 바꾸는 요소가 무기다. 어느 지역을 점령하는 데 엄청난 인명과 재력이 요구된다면 국가는 정복보다는 타협과 공생을 모색한다. 새로운 무기가 발명되어 그 난관을 해결해 준다면 타협보다는 전쟁을 택한다. 역사에서 실제로 이런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다.

 전쟁과 역사를 바꾼 무기로 늘 언급되는 리스트가 있다. 활, 화약, 총과 대포, 항공기, 잠수함, 원자폭탄 등이다. 이상하게 이 리스트에서 잘 빠지는 중요한 무기가 투석기이다. 돌을 날린다는 뜻으로 발석거(發石車)라고도 하고, 포차(抛車)라고도 했다. 서양에서는 캐터펄트, 오나거, 트레뷰_ 등으로 불렸다. 기계적 구조에 따라 명칭이 달라지는 게 특징이다. 반대로 중국에서는 사람이 줄을 잡아당기는 인력식으로 일관했다.

 투석기는 공성용 무기만이 아니라 수성용, 대인무기로도 사용됐다. 그러나 공성구 역할이 중요하다. 충차, 운제 등 다양한 무기가 있지만 공성구가 나오기 전에는 성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 바람에 정복과 국가 형성이 늦어진 곳도 있다.

 공성구는 기계장치 발달에도 영향을 미쳤다. 공성구의 기본 원리는 지렛대 원리지만, 인력이 부족했던 서구에서는 톱니바퀴와 윈치를 이용한 기계식 지렛대를 발달시켰는데, 이는 태엽 장치를 낳고, 근대 기계공업 정밀공업으로 발전한다. 태엽과 기계가 동양과 서양의 근대사를 바꾼 결정적 요인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전쟁이 기술 발달을 촉진한다. 그렇다고 해서 ‘전쟁도 유익하다. 긍정적이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움직이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이 수천 년 동안 전쟁과 재난을 겪어도 변치 않는 인간의 속성이어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