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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명실상부 北 2인자’ 오를듯

Posted December. 30, 2020 08:47,   

Updated December. 30, 202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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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내년 1월 열리는 북한의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최측근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사진)이 권력 핵심인 정치국 위원으로 위상이 격상될 것으로 보고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파격 발탁된 33세의 김여정이 정치국 위원에 진입하면 막후실세에서 명실상부한 북한 권력 2인자에 오르는 셈이다. 정부는 집권 5년 만인 2016년 당 대회를 통해 1인 지배체제를 확립한 김 위원장이 집권 10년 차에 개최하는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백두혈통 남매에 의한 당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9일 “김여정이 당 대회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며 “김여정이 올해에만 7차례 담화를 발표하는 등 실질적인 위상 변화가 당 대회에서 공식 지위 격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여정이 정치국 위원 진입과 동시에 장관급인 당 부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당 핵심 엘리트들에 대한 사상검열과 인사권을 가진 조직지도부장에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직지도부장이었던 리만건이 올해 보직 해임되면서 김여정이 조직지도부를 장악하고 사실상 부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공식 무대에 등장한 김여정은 2016년 당 중앙위원에 임명된 뒤 2017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초고속 승진했고 이때부터 공식 직함도 당 제1부부장으로 바뀌었다. 2018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 때 김정은의 특사로 한국을 찾아 존재감을 과시한 김여정은 올해 국정 전반을 총괄하면서 대남·대미 업무를 전담해 실질적인 2인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김여정이 노동당의 최고정책결정기구인 정치국 위원에 진입하면 공식 직함과 나이에 비해 큰 권력을 행사해온 김여정이 대외적으로도 실세임을 공식화하는 셈이 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치국 위원은 북한 권력 핵심 중의 핵심”이라며 “김정은이 신뢰하고 있는 김여정의 위상을 제도적으로 확고하게 만들어줌으로써 김정은 1인 지배의 권력 구조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번 당 대회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 중 하나가 김여정의 지위 변화”라며 “드러난 동향만 봐도 이미 정치국 위원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5년 전 7차 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노동당 위원장, 국무위원장 등 타이틀을 달면서 1인 지배체제를 확립한 김정은이 내년 집권 10년 차를 맞아 백두혈통 남매에게 권력이 집중된 ‘당에 의한 지배’를 시스템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여정이 올해 직접 대남 도발을 위협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도 김여정의 정치국 위원 격상을 위한 업적 만들기였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한편 일본 아사히신문은 29일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최근 장마당에서 외화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주민들이 식량, 일상용품 등을 사고파는 장마당에선 북한 원화보다 미국 달러화나 중국 위안화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장마당이 북한 내 800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는 북한의 이런 조치가 당 대회에서 발표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서 나올 구조 개혁의 일환으로 시장 통제를 강화하고 북한 원화의 가치를 높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권오혁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