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美, 북핵보다 中봉쇄? 새 ICBM 공개에도 비건은 인도로 향해

美, 북핵보다 中봉쇄? 새 ICBM 공개에도 비건은 인도로 향해

Posted October. 13, 2020 08:15,   

Updated October. 13, 2020 08:15

日本語

 미국 북핵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사진)은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워싱턴, 뉴욕 등 미국 동부 해안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한 지 이틀 만인 12일 인도로 향했다. 미국 주요 당국자들이 북핵보다는 중국 봉쇄에 전념하면서 한반도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고 북핵 해법에 대한 한미 간 이견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건 부장관은 14일부터는 방글라데시를 방문해 ‘인도태평양 전략’ 관련 협의에 나선다. 방문 목적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번영 안보 증진 협력방안 모색’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남아시아 지역으로 중국 봉쇄 전선을 확대하려는 전략적인 행보로 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등을 이유로 한국 방문을 연기하고 중국 견제가 목적인 ‘쿼드’ 회의가 열리는 일본만을 방문했다. 이어 북한의 신형 ICBM 공개와 시험발사 가능성이 불거진 상황에서도 비건 부장관이 인도로 향한 것은 북핵 이슈에 대한 미국의 집중도가 떨어졌다는 방증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외교 소식통은 “주미 한국대사관이 미국 행정부에 ‘종전선언에 대해 논의를 하자’고 면담 신청을 해도 쉽게 성사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북핵 해법을 둘러싼 한미 간 시각차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신형 ICBM 공개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공식 반응을 내놓았지만 정부는 청와대와 외교안보 부처들이 일제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열병식 대남 유화 메시지만 부각시켰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김 위원장의 ‘사랑하는 남녘 동포’ 발언으로 장기적으로는 한미 간의 (대북) 인식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