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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금융위기때도 사들인 골드만삭스 주식 팔아

버핏, 금융위기때도 사들인 골드만삭스 주식 팔아

Posted May. 18, 2020 09:21,   

Updated May. 18, 202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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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회장(90·사진)이 미 금융주를 대거 팔아치웠다. 이달 초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미 4대 항공주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고 밝힌 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장기화와 마이너스(―) 금리 도래 등을 예상하고 이번에는 금융주를 매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주식 1200만 주를 보유했던 버크셔는 3월 말에 이 중 84%를 매각했다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 매각 대금은 약 25억 달러(약 3조825억 원). 골드만삭스 주가는 올해 1분기(1∼3월)에만 33% 떨어졌다. 버크셔는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 지분 역시 약 3% 줄였다고 보고했다. 또 다른 은행 US뱅코프 주식도 약 50만 주 팔아치웠다.

 월가는 빠르면 올해 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 ‘제로(0)’인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마이너스 금리에 들어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란 선물을 미국에 보내야 한다”며 연일 추가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저금리가 이어지면 이자 마진이 줄어 은행권의 수익성이 큰 타격을 입는다.

 버크셔는 미 석유업체 필립스66의 지분도 전량 매도했다. 지난달 21일 국제유가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저유가가 장기화하는 상황을 대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는 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보잉,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 항공주와 은행주 등을 사들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3월 말 PIF가 지분을 보유한 미 기업은 24개, 금액은 약 98억 달러(약 12조5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에는 미 기업 중 테슬라와 우버만 보유했고 그 금액도 약 22억 달러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1분기에 미 주요 기업 지분을 대거 사들인 셈이다.

 월가에서는 현재 세계 경제와 실적 전망을 두고 완전히 다른 판단을 내린 버핏 회장과 사우디의 투자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신아형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