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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범에 맞선 이민자’ 英反이민정서 잠재웠다

‘테러범에 맞선 이민자’ 英反이민정서 잠재웠다

Posted December. 02, 2019 09:37,   

Updated December. 02, 201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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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9일 영국 런던브리지 테러와 마찬가지로 최근 세계 각국의 잔혹한 테러 현장에서는 평범하지만 용감한 시민이 더 큰 참사를 막은 사례가 많다.

 2015년 1월 서아프리카 말리 출신의 라사나 바실리(28)는 프랑스 외교부로부터 표창과 시민권을 수여받았다. 같은 달 파리의 한 유대인 식품 가게에서 벌어진 총격 테러에서 시민들을 구한 공로였다. BBC에 따르면 당시 그는 테러범이 경찰과 대치하던 틈을 타 가게에 갇힌 시민들을 지하 냉동 창고로 피신시켰다. 그의 기지로 시민들은 식품 운반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안전한 곳으로 도망칠 수 있었다. 그는 경찰들에게 인질들의 위치도 알려 인명 피해를 줄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올해 3월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 출신의 난민 압둘 아지즈(48)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교회당에서 발생한 테러에서 백인 우월주의자 범인 브렌턴 태런트와 맞섰다. 그는 범인에게 신용카드 단말기를 집어던지고 범인이 다 쓰고 버린 빈총도 휘둘렀다. 또 테러범에게 “이리 오라”고 연달아 외치며 테러범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해 희생자 규모가 더 커지는 것을 막았다.

 2001년 미국 9·11테러 당시 희생된 유나이티드항공 93편에 탑승했던 시민들도 영웅의 표본으로 여겨진다.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는 뉴저지주에서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항공기를 수도 워싱턴으로 돌려 의회 의사당 등을 공격하려고 했다. 당시 탑승했던 승객과 승무원 40여 명이 목숨을 걸고 맞서 싸워 비행기 회항을 막았다. 이 비행기는 펜실베이니아주 들판에 추락했고 이들은 모두 숨졌다.

 2015년 8월 AK 자동소총 등으로 중무장한 괴한이 승객 554명이 탄 프랑스 고속열차를 습격했지만 용감한 승객들 덕분에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이 고속열차를 타고 여행 중이던 미국인 3명이 방아쇠를 당기려던 괴한을 발견하자 맞서 싸워 총을 빼앗고 그를 때려눕혔다. 2015년 11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는 딸과 외출한 30대 아버지 아델 테르모스가 자살폭탄 테러범을 발견했다. 그는 테러범이 군중 속으로 들어가기 전 넘어뜨려 수백 명의 목숨을 구했고, 그 대신 자신은 목숨을 잃었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