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트럼프 ‘유해 송환’ 얼마나 들떴으면...

Posted June. 22, 2018 07:39,   

Updated June. 22, 2018 07:39

日本語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25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 송환과 관련해 “이미 유해를 돌려받았다”는 깜짝 발언을 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유엔군사령부 등에 따르면 실제 송환 작업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미군 유해 송환을 자신의 치적으로 확실히 각인시키기 위해 특유의 과장 섞인 홍보전에 나섰다는 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미네소타 주 덜루스에서 열린 공화당 지지자 유세 연설에서 “우린 위대한 전사자 영웅들의 유해를 돌려받았다(got back). 오늘(today) 이미 200구가 송환됐다(sent back)”고 말했다. 전날 미 언론들이 “수일 내 미군 유해 송환 절차를 시작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자 바로 확인해 준 것이다.

 특히 조만간 송환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돌려받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한미 일각에선 최고위급만 아는 수준에서 북-미 간 비밀 송환 작전이 진행된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유해 송환은 임박했지만 실제 송환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유해를 돌려준다고 해도 감식 등 절차를 고려하면 앞으로 며칠이 더 필요하다. 당장 유해를 운구할 관도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말 또는 다음 주초는 돼야 미국 본토에 유해가 전달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25일 전후 송환 절차가 진행될 것이란 얘기다. 다른 소식통은 “북-미가 아직 송환 절차에 대해 협의하는 단계로 세부 계획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유엔군사령부 관계자 역시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미 정상회담의 유해 송환 합의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1, 2구도 아닌 200여 구의 유해를 비공개로 송환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따라서 트럼프의 발언을 기점으로 송환 절차가 본격화됐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향후 작업은 우선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유해를 인수·인계하는 방식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판문점을 통해 넘겨준 유해를 경기 평택 오산 미 공군기지로 보내 관련 의식을 거친 뒤 하와이 진주만의 히컴 공군기지로 옮긴다. 이후 기지 내에 있는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Defense POW/MIA Accounting Agency)이 유전자(DNA) 감식과 치아 검사, 쇄골 대조 등 3가지 검사 방식을 거쳐 신원 확인을 한 후 유족에게 유해를 전달한다.

 일각에선 차량에 실어 개성∼문산 도로를 통해 남쪽까지 송환받는 방안도 거론된다. 2007년처럼 미군 유해 발굴·인수팀이 직접 북한에 들어가 항공기에 유해를 실어 주일 미군기지를 거쳐 하와이로 옮길 가능성도 있다.


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