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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도 거침없는 日‘꼬마 소방차’… 초기 진화 일등공신

골목길도 거침없는 日‘꼬마 소방차’… 초기 진화 일등공신

Posted January. 06, 2018 09:46,   

Updated January. 06, 20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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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법 주차나 좁은 도로 때문에 소방차가 화재 현장에 제때 도착하지 못해 인적 물적 피해를 키우는 참사가 잇따르자 ‘한국도 일본처럼 경소방차를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일본에는 좁은 도로와 산길 등에서 활약할 수 있는 경소방차가 전국적으로 널리 보급돼 있다. ‘배기량 660cc 이하’라는 경차 기준을 준수하면서도 4륜 구동이어서 험로 주행도 가능하다. 경소방차가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 전후. 그전에는 경차에 펌프를 싣고 다니는 방식이었는데 점차 발전해 경차를 개조해 펌프, 호스, 사다리 등을 장착하게 됐다.

 경소방차의 장점은 무엇보다 폭이 148cm 이내(일본 경차 기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소방용 중형 펌프차 폭이 250cm인 것과 비교하면 1m나 차이가 난다. 그런 만큼 시내 골목이나 좁은 비포장도로에서도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다. 접근성이 뛰어나 초기 소화 및 구급 활동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대당 가격도 저렴하다.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경소방차 가격은 대당 500만∼700만 엔(약 4800만∼6700만 원). 최소 2000만∼3000만 엔(약 1억9000만∼2억9000만 원) 수준인 일반 소방차보다 많이 저렴하다.

 종류도 트럭 타입, 밴 타입, 박스카 타입 등 여러 가지. 설계에 따라 펌프 외에 물탱크 등도 탑재할 수 있다. 경소방차 제조업체 관계자는 기자에게 “자치단체의 요구에 따라 맞춤 제작을 한다. 최근에는 500L 물탱크와 펌프를 동시에 장착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자동차검사협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일본 전역에 1만2500대의 경소방차가 보급돼 있다. 일본손보협회는 2004년부터 전국 지자체에 경소방차를 기증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기증 실적이 약 470대.

 경소방차는 특히 지역 소방단에 인기다. 재해가 많은 일본은 전업 소방관 말고도 지역마다 민간인으로 구성된 자치 소방단이 구성돼 있다. 총무성에 따르면 전국에 소방단 2200개가 있으며 86만 명이 활동 중이다. 전업 소방관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지다 보니 운전과 조작이 비교적 간편한 경소방차를 선호하는 것이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