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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 베를루스코니...6월 지방선거 우파연합 결성 재기

‘불사조’ 베를루스코니...6월 지방선거 우파연합 결성 재기

Posted November. 08, 2017 08:27,   

Updated November. 08, 201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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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이탈리아 시칠리아 지방 선거의 주인공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81)였다. 정치적 생명이 끝난 것처럼 보였던 그는 불사조처럼 살아나 우파 연합의 승리를 이끌었다.

 6일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열린 시칠리아 지방선거 결과 우파 연합 후보인 넬로 무수메치가 39%의 표를 얻어 35%에 그친 제1야당 오성운동 후보 잔카를로 칸첼레리를 꺾고 당선됐다. 집권 민주당 후보 파브리치오 미카리는 18%에 그치며 참패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는 북부동맹(LN), 이탈리아형제당(FDI)과 함께 우파 연합을 구성해 무수메치를 단일 후보로 내세워 총력 지원했다. 특히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메시나 대교 등 시칠리아의 인프라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는 등 선거 유세에 발 벗고 나서 전세를 뒤집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승리가 확정되자 “온건한 유권자들의 승리”라고 말했다.

 세 차례나 총리를 지낸 베를루스코니는 잇따른 성추문과 탈세 혐의로 2013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6월 심장판막 교체 수술을 받은 뒤 30년간 운영해 오던 프로축구팀 AC밀란을 중국계 컨소시엄에 넘기고, 본인 소유의 미디어그룹인 메디아세트의 지분 일부를 매각해 사업에서도 손을 떼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민주당 대표인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추진한 헌법 개정 국민투표에 반대하며 다시 정치 행보를 시작했다. 올해 6월에는 제노바, 라퀼라 등에서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도 우파 연합의 구심점 역할을 했고 이번 시칠리아 선거에서 승리를 견인하며 인기가 급등하고 있다. 조반니 오르시나 로마 루이스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여전히 건재하고, 우파가 다시 경쟁력을 찾았음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이르면 내년 3월 실시될 총선에서도 우파 연합이 이어질 경우 오성운동과 민주당을 제치고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탈세 혐의로 2013년 유죄 판결을 받아 공직 진출이 금지된 상태지만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해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가 직접 우파 연합의 총리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민우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