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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폐기땐 美쇠고기 더 타격…트럼프 방한, 중요성 인식 계기될 것”

“한미FTA 폐기땐 美쇠고기 더 타격…트럼프 방한, 중요성 인식 계기될 것”

Posted October. 20, 2017 09:37,   

Updated October. 20, 20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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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지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품목 중 하나는 미국산 쇠고기입니다. 쇠고기 수출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주(州)들에 중요하고요.”

 미국 워싱턴의 대표적인 지한파 학자인 마커스 놀런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부소장(58·사진)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진행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뒤 한미 FTA 폐지 논의가 나오지만 이 협정이 미국에도 이득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아직 트럼프 대통령과 주변 인물들이 한국과의 경제 협력이 얼마나 중요하고, 한미 FTA가 긍정적인 면이 많다는 것을 완전히 알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다음 달 7, 8일)이 양국 간 경제 협력과 한미 FTA의 중요성을 더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놀런드 부소장은 외교부가 23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공동 주최하는 ‘제1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올 6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양국 간 경제 협력 증진을 위해 마련된 포럼에는 아리 호리에 위민스스타트업랩 대표, 클레어 디비 페이스북 아태지부 경제성장 이니셔티브 총괄, 폴 휴스 GE 글로벌디지털정책 대표 등이 참석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 한미 간 경제 이슈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다소 부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복잡한 문제가 터지면 안보와 경제 이슈를 연계시켜 다룰 것이란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정책 협의 과정에선 경제는 경제, 안보는 안보 식으로 나눠서 고민하는 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북한 문제가 최근 너무 악화됐고,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도 버락 오바마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는 많이 다르다고 지적하며 “한국이 훨씬 더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유엔 총회에서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강한 표현을 쓰고, ‘이란 핵 합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식의 모습을 보이는 건 북한을 자극할 수 있어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양국이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 여성 인력 개발과 4차 산업혁명 대비를 꼽았다. 한국 여성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미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에서 남성 육아휴직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기관들의 여성 인력 경쟁력이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며 “한국도 우수한 여성 인력이 많은 만큼 공공부문과 민간 모두 남성 육아휴직을 활성화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양국 모두 기술 기반 산업이 강하고, 4차 산업혁명 도래로 인한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며 “이 변화는 일자리와 무역 분야에서 많은 것을 바꿀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매우 긴밀히 협의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세형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