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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은 따로 안해도...98% "프사 보고 지인들 근황 확인"

연락은 따로 안해도...98% "프사 보고 지인들 근황 확인"

Posted February. 11, 2017 08:34,   

Updated February. 11, 201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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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카톡 프사)은 주인 취향 따라 유형도 제각각이다. 대표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직접 찍은 ‘셀카형’, 여행지나 등산길에 찍은 ‘풍경형’, 과거 사진을 올리는 ‘추억 지향형’, ‘자녀 및 손자손녀 자랑형’, 영화배우나 연예인 사진을 활용한 ‘제3자형’ 등이 있다. 

 각자의 처지나 관심사에 따라 카톡 프사는 수시로 변한다. 그래서 지인들의 근황이 궁금할 때면 프사를 찾아보게 된다. 직장인 강윤석 씨(33)는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씩은 지인들 프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순례’한다. 얼마 전 군대 동기가 프사 옆 말풍선에 ‘대구에 한의원을 개업했다’고 올려놓자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강 씨는 “나도 아기 사진을 올릴 때마다 평소 연락이 뜸했던 친구들이 ‘애들 잘 커?’ 하고 먼저 연락이 온다”며 웃었다.

 본보와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실시한 설문 참여자 중에는 강 씨처럼 ‘프사를 통해 지인의 근황을 확인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97.7%(470명)에 달했다. 김옥태 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물론 전화로 직접 통화하면 훨씬 인간적일 것”이라며 “다들 안부를 묻기 힘들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내니 아쉬운 대로 생각날 때마다 지인들 프사를 살펴보며 ‘별일 없겠지’ 하고 위안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카톡 프사는 현대사회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이어주는 또 하나의 매개인 것이다. 김 교수는 “‘약한 연결의 힘(Strength of weak tie)’이라는 말도 있듯이 서로를 귀찮게 않고도 관계를 끈끈히 이어갈 수 있는 간접적인 수단이 된 셈”이라고 평했다.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 사람은 간간이 프사를 찾아보면 된다. 하지만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내 프사를 다른 사람이 보지 않기를 원한다면? 이미 온라인상엔 ‘카카오톡 프로필 목록에서 친구 삭제하는 법’ ‘내 카톡을 남에게 안 보이게 하는 법’을 묻는 질문이 여럿이다.

 후자는 사실 마땅한 방법이 없다. 하지만 전자는 해결 방안이 있다. 대학원생 박모 씨(27·여)는 “좋게 헤어진 남자친구는 종종 사진을 찾아보지만 나쁘게 헤어진 경우에는 아예 차단해 버린다”며 “차단 목록에서도 사진을 보기 싫어 영구 삭제했다”고 말했다. 영구 삭제법은 간단하다. ‘차단 친구 관리’에 들어가 ‘해제’를 누른 뒤, ‘차단이 해제되었습니다. 지금 친구로 추가하시겠습니까?’ 창이 뜨면 왼쪽 ‘취소’ 버튼을 누르면 된다.



최지연 lim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