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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때문에..월드그랑프리도 못나가는 여자배구

돈 때문에..월드그랑프리도 못나가는 여자배구

Posted August. 26, 2016 07:52,   

Updated August. 26, 201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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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팀 부실 지원보다 대한민국배구협회(통합 전 대한배구협회)가 더 잘못하고 있는 일이 있다. 세계 최고 배구대회인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그랑프리에 대표팀을 보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내년까지 3년 동안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현장에서 만난 FIVB 관계자는 “2015년 월드그랑프리 국제여자배구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하려고 했다. 한국도 처음에는 긍정적이었는데 나중에 말을 바꿨다. 그 탓에 한국은 2015년부터 3년간 출장 금지(suspend) 조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구협회는 “FIVB로부터 징계를 받았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 월드그랑프리 불참은 참가 조건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참가 조건은 무엇이었을까. 한 배구계 인사는 “결선 라운드를 개최하려면 FIVB에 TV 중계권료 등을 지불해야 한다. 예산이 없는 배구협회에서 프로배구 남자부 팀을 운영하는 모 기업에 찾아가 스폰서를 맡아 달라고 부탁했다.

 해당 기업도 처음에는 긍정적이었지만 막판에 알 수 없는 이유로 계약이 틀어졌다”고 전했다. 결국 개최를 추진하다가 자금 사정 때문에 말을 바꿨고 이 때문에 징계를 받았다는 것이다.

 FIVB 월드그랑프리는 남자부 월드리그처럼 해마다 각국 대표팀이 대륙간 라운드를 치른 뒤 별도로 정한 개최지에서 결선 라운드를 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월드그랑프리에 출전하지 못했던 한국 여자 대표팀은 월드그랑프리가 열리는 동안 마땅한 연습 경기 상대를 구하지 못해 올림픽에 대비한 실전 훈련에 차질을 빚었다. 한국이 2018년에 다시 이 대회에 참가할 때는 3그룹부터 시작해야 한다. 1년에 한 그룹씩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다시 1그룹에서 경기하려면 일러야 2020년에나 가능하다. 이 때문에 2020년 도쿄 올림픽 때도 여자 배구 대표팀이 기량에 걸맞은 성적을 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