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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스탈린...역사속 인물들의 마지막 순간

예수...스탈린...역사속 인물들의 마지막 순간

Posted August. 02, 201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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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영화가 있다. 살점이 튀거나 허리가 꺾이는 불편한 장면을 끝까지 보여주고 마는. 이 책도 그렇다. 프랑스 응급의학과 의사인 필자가 예수부터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까지 역사 속 인물들이 죽는 순간을 임상학적인 관점에서 정리했다.

의술이 발달하기 전 의사들은 본분과는 달리 죽음을 재촉하는 역할을 했다. 왕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왕이 아프면 나쁜 기운을 제거하기 위해 부지런히 피를 뽑고 관장을 했다. 선천적인 결핵환자였던 샤를 9세(15501574)도 피를 뽑히다 만성 빈혈과 탈수 증세, 결핵균으로 인한 호흡곤란에 시달리며 죽었다.

사형당하는 장면은 더 끔찍하다. 죄인이 사지가 찢겨 죽는 장면을 묘사한 대목은 19금 하드코어물이다.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 등장한 단두대는 사형 집행에도 평등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신념의 결과물이었다. 그 이전까진 귀족은 잘 벼린 칼로, 평민은 도끼로, 이보다 못사는 이는 무딘 칼로 머리를 잘렸다.

저자는 죽음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려준다고 했는데 옛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이 그랬다. 평생 암살의 두려움에 시달렸던 그는 방탄장치를 한 똑같은 침실 7개에서 돌아가며 잤고, 누구도 그가 어느 방에서 자는지 몰랐다. 침실에서 쓰러져 의식을 잃은 그는 20시간이 지나서야 발견됐고, 그 후에도 죽어가도록 방치됐다. 의사들은 괜히 책잡혀 살해될까봐, 그리고 그가 죽기를 은근히 기다리는 마음에서 나서지 않았다.

목격하지 않은 죽음을 묘사하면서 참고문헌을 제시하지 않은 점, 드문드문 요령부득의 원문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매끄럽지 못한 번역 문구가 아쉽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