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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시민, 총상 한인 노숙자 끌어안아

Posted July. 08, 201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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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노숙인이라는 이유로 총상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병원에서 쫓겨난 한인 남성 박모 씨(57)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미국 사회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 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달 30일 조지아 주의 애틀랜타 고속도로 주변 숲에서 흑인 강도로부터 총격을 받았다. 현지 경찰은 흑인 청년이 다가와 박 씨가 구걸한 돈을 요구했고 돈이 없다고 하자 곧바로 총을 쐈다고 말했다. 20대 초반의 이 흑인 청년은 현재 수배 중이다.

박 씨는 강도가 쏜 총에 맞아 머리와 등, 목의 피부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인근 애틀랜타 메디컬센터로 옮겨졌으나 간단한 응급치료만 받고 입원 2시간 만에 거리로 내몰렸다. 맨발에 환자 가운만 걸친 상태였다. 노숙인이라는 이유로 병원에서 쫓겨난 박 씨의 사연은 지역 유력방송 WSB의 보도로 알려졌고 지역 사회는 공분했다. 박 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병원에서 부상이 없으니 나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분노는 따뜻한 도움으로 이어졌다. 방송을 본 지역 주민 히더 하프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씨를 도와줄 자원봉사자를 구한다고 올렸다. 지역 봉사단체도 힘을 합쳤다. 이들은 다리 밑에서 피를 흘리며 신음하고 있던 박 씨를 찾아내 모텔로 옮겼다. 약과 음식도 제공했다.

또 박 씨가 6주가량 모텔에 머물 수 있도록 성금도 모았다.

하프 씨는 나도 힘든 시절이 있었고 우리 모두는 가끔 도움이 필요한 존재들이라며 무엇이 사람을 길에서 쓰러뜨리더라도 사람은 그가 가던 길로 다시 올라서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WSB는 다른 봉사단체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어 박 씨가 재활에 나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