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8월 방한할 예정인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을 요청했다.
김병권 유가족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천주교 신자인 유족 7명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길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을 찾아 염수정 추기경과 면담했다.
유족들은 염 추기경에게 교황과의 만남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조속한 국정감사, 실종자 구조를 위한 1000만 대국민서명운동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염 추기경은 8월 18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진행될 예정인 교황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유족들을 초청하고, 별도의 면담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가족대책위에서 추진 중인 실종자 구조를 위한 1000만 대국민서명운동도 천주교 차원에서 적극 돕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이 국정조사를 참관하러 국회에 갔으나 여야가 증인채택 등의 문제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3일 내내 유족들은 바닥에서 잤다며 사고 당일 구조작업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달라진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염 추기경은 세월호 참사는 물질을 중심에 놓고 인간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에 일어난 참사라며 이번 일은 모두가 다시 거듭 태어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