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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고교생 목숨 앗은 후진국형 여객선 침몰 참사

수학여행 고교생 목숨 앗은 후진국형 여객선 침몰 참사

Posted April. 17, 2014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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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 전남 진도군 병풍도 북쪽 해상에서 6825t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해 안산 단원고 2학년 정차웅 군 등 2명이 숨지고 164명이 구조됐다. 이 배는 15일 밤 수학여행길에 오른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등 459명을 태우고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는 길이었다. 해경과 해군 공군은 수송기와 헬기, 경비함을 동원해 즉각 구조에 나섰으나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만 293명으로 집계돼 대형 참사가 우려된다. 2월 18일 부산 외국어대 학생 10명이 숨진 경주 리조트 붕괴 사고가 일어난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수학여행을 나선 고교생들이 이번에 또 참변을 당한 것이다. 안전 불감증의 재난이 이어지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

해군은 생존자 확인과 구조를 위해 특수부대인 해난구조대(SSU)를 투입했으나 침몰한 선박 내부로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고 해역의 유속이 빠르고 수중 시계가 나빠 본격적인 수중 탐색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시간이 흐를 수록 아래층 객실에 있었던 학생들의 희생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정말 보는 이의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과 안산 단원고는 학부모들에게 사고 사실을 늑장 통보했다고 한다. 여객선 침몰사고를 들은 학부모들은 가슴을 졸이며 구조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더구나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전원 구조됐다고 했다가 취소하는 오락가락하는 발표도 원성을 샀다. 후진국 형 사고와 우왕좌왕 대처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세월호는 짙은 안개 때문에 예정 출항시각보다 2시간여 늦게 출항했다고 한다. 파도도 없이 잔잔한 바다에서 왜 이런 사고가 일어났는지 의문투성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경조리조트 사고 당시 수학여행과 같은 학생 집단연수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해 달라는 주문을 했지만 그 말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 대형사고가 재발했다.

이 여객선은 꽝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좌현이 기울며 침수가 시작됐다고 한다. 선원 A씨는 배 앞부분에서 꽝하는 소리가 나면서 배가 기울었다고 말해 암초에 부딪쳐 좌초했을 가능성이 있다. 사고해역 주변은 안개가 낀 곳이 있었으나 항해는 가능할 정도였다고 한다. 안전운항 규칙을 준수하지 않고 무리하게 운항을 하다 사고를 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선장이 휴가를 가서 다른 사람이 배를 운항했다고 하는데 제반 규정을 준수했는지 따져볼 일이다.

세월호가 항로에 따라 계기 운항을 했더라면 사고가 날 리가 없는데도 침몰사고가 난 것은 의문이다. 짙은 안개 때문에 출항이 지연된 것을 만회하기 위해 기존의 항로가 아닌 지름길 항로를 택해 운항하다 사고가 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대피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조된 학생은 배 안이 물에 잠기는데도 방송에서는 가만히 있으라는 말만 했다며 배가 기울면서 미끄러지거나 떨어져 허리와 다리를 다친 사람도 많았다고 했다.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배에 머물러 있어야 할지, 물이 차는 선실에서 빠져나가야할지 배안은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졌다고 한다. 평소 선원들을 상대로 해난사고 발생에 따른 교육이나 제대로 받았는지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