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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벌써 18개국 순방 자원 내세운 안보외교

아베 벌써 18개국 순방 자원 내세운 안보외교

Posted August. 27, 2013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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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거침없는 해외 순방 행보가 눈에 띤다. 지난해 12월 총리가 된 이후 지금까지 8차례에 걸쳐 18개 국가를 방문했다. 워낙 많은 국가를 방문해 지구본 외교라는 말이 일본 언론에 등장하기도 했다. 순방 목적은 다양하지만 근본적으로 안보로 귀결된다.

아베 총리는 24일 바레인을 시작으로 중동 및 아프리카 4개국 순방에 나섰다. 그는 이날 칼리파 빈 살만 알칼리파 바레인 총리와 만나 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이사회(GCC)와 일본이 각료급 전략대화를 열기로 합의했다. 25일에는 미군 제5함대 존 밀러 사령관과 만나 해적에 대처하기 위한 다국적 부대에 해상자위대의 P-3C 초계기를 참가시킬 수도 있다는 뜻을 전했다.

아베 총리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동산 원유를 일본에 안전하게 가져오기 위한 해상교통로 확보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산케이신문은 26일 보도했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GCC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집단적 자위권 허용을 일본 국민들에게 호소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원유를 실은 선박이 해적에게 공격을 당할 때 현재 자위대는 해적을 공격할 수 없다. 따라서 아베 총리가 해상교통로 확보를 강조하는 것은 자원 안보를 위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주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최근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해야 하는 구체적 사례로 일본으로 원유를 운반하는 해상교통로에서의 기뢰 제거 작업을 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베 총리가 단기간에 많은 국가를 방문한 것은 아버지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의 영향이 컸다. 2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외무상인 아버지 밑에서 비서관을 하면서 외교의 중요성을 깨쳤다. 아베 총리는 월 1회 해외를 방문하도록 준비하라고 주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베 총리는 동남아와 중동 국가를 중요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7개 동남아 국가를 방문했다. 11월까지 캄보디아 라오스 브루나이를 방문할 예정인데 그렇게 되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10개 회원국을 모두 순방하는 셈이다. 이번 중동 순방도 5월에 이어 두 번째다.

아베 총리의 아세안 중시는 중국 포위 성격이 강하다. 중국이 해양 진출에 나서면서 아세안 국가들과 잇달아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 올해 1월 동남아 3개국을 순방하며 아베 총리는 자유롭게 열린 해양은 공공재이므로 아세안 국가들과 이를 전력을 다해 지켜낸다는 외교 원칙(소위 아베 독트린)을 발표한 바 있다. 대()중국 포위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한편 아베 총리의 순방 외교에 있어 최대 현안은 한국, 중국 방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은 한중일 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는 수차례 한국, 중국과의 정상회담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최근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주일 한국대사관에 공식적으로 한일 정상회담을 갖자고 요청하기도 했다. 지구본 외교로 세계를 누비고 있지만 정작 이웃 국가와 정상회담을 열지 못해 초조해하고 있는 아베 총리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