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가 몰래 먹은 사과 여자의 젖가슴이 됐다

지난해 7월 서울의 한 교회에서 열린 수요예배에 참석한 신도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100여 명을 상대로 설교를 하던 A 목사(59)가 성경에 없는 말 좀 하겠다. 하와가 사과 2개를 몰래 따서 삼켰는데 배 속에서 점점 올라와 가슴이 됐다며 양손을 가슴에 대고 받쳐 올리는 시늉을 했기 때문이다. 이어 (여자가 가슴에) 호떡 뚜껑 2개(속옷)를 덮고 다니는 것은 죄의 결과라 부끄러워하는 것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신도들은 설교가 끝나자마자 A 목사를 찾아가 성희롱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A 목사는 앞선 다른 설교에서도 여자의 치마와 설교는 짧을수록 좋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신도들은 A 목사의 발언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고 인권위는 지난해 9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 등은 내부 규정에 따라 A 목사를 징계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는 결정을 내놓았다. A 목사는 해당 발언을 한 적이 없고 성희롱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인권위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반정우)는 신도들이 허위로 진술했다고 보기 어렵고, A 목사의 발언으로 신도들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A 목사가 인권위를 상대로 낸 청구를 기각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