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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건담 신드롬 비결은 차별화와 혁신 (일)

Posted May. 28, 2012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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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비즈니스 모델이다.

KOTRA가 27일 1000억 엔 시장, 건담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일본의 장수 애니메이션 건담의 성공 비결을 분석했다.

한국에도 열혈 팬을 상당수 확보한 건담은 1979년 TV 시리즈가 나온 뒤 30년 넘게 속편이 이어지고 있는 로봇 애니메이션이다. TV 시리즈, 비디오 전용 애니메이션(OVA), 극장용 만화영화로 나온 속편이 40편이 넘는다. KOTRA 보고서에 따르면 건담 플라스틱 모델은 1980년부터 지난해까지 4억600만 개가 팔렸고 비디오, DVD, 블루레이디스크 등 영상물은 1987년부터 지난해까지 1716만 편이 판매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대성공의 원인이 마케팅에 있다고 분석했다. 로봇 애니메이션물에 한 획을 그은 차별화, 철저한 원소스 멀티유스, 고정 소비자를 계속 붙잡으면서 새로운 팬을 늘리는 전략, 그리고 꾸준한 기술혁신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우선 건담은 권선징악()을 주제로 한 마징가Z 등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과거 로봇 만화와 달리 전쟁을 주제로 하면서 현실성을 강조하고 적 진영에서도 복잡한 내부 상황이 벌어지는 인간 드라마를 지향해 성인과 마니아층을 붙잡았다. 제작사인 반다이남코그룹은 연애 드라마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 여성 극작가를 기용하기도 했다.

반다이남코그룹은 또 거물급 가수가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부르게 해 음반 판매량을 높이거나 매체 환경 변화에 따라 발 빠르게 컴퓨터게임으로 영역을 넓히는 등 미디어 믹스를 추진했다. 내용 면에서도 시대 배경은 같지만 주인공이 다른 외전을 다양하게 내놓았다. 그런가 하면 각종 이벤트와 영상물을 시리즈 형태로 발표해 고정 소비자가 반복 구매하게 하고 현실적인 기계 디자인을 표현하기 위해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자위대의 기기를 연구하는 등 기술 혁신에도 공을 들였다.

이 보고서는 일본의 건담 현상은 콘텐츠캐릭터 업계뿐 아니라 한국 산업계 전반에 여러 시사점을 준다고 강조했다.



장강명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