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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똑 같은 한핏줄 (일)

Posted February. 08, 2012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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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까지 한반도에 살다가 이제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호랑이(백두산호랑이)가 극동러시아에 사는 아무르호랑이(시베리아호랑이)와 한 핏줄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 이항 교수팀은 100여 년 전 외국으로 반출된 한국호랑이의 뼛조각을 찾아 유전자 분석한 결과 아무르호랑이의 유전자 염기서열과 100% 일치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은 한국호랑이의 정체성을 규명하기 위해 5년 전부터 외국으로 반출된 한국호랑이의 흔적을 찾았다. 그 결과 미국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과 일본 도쿄 국립과학박물관에서 한국호랑이의 뼈 표본을 찾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들 박물관은 멸종위기종의 뼈를 국외로 반출하는 것이 금지돼 있어 연구진은 새끼손톱 반 크기의 잘게 부서진 뼛조각 샘플을 얻는 데 그쳤다.

연구진은 이 뼛조각으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추출해 분석했다. 세포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핵에 있는 DNA 유전자와 달리 진화과정에서 돌연변이가 많고 진화속도가 빨라 민족이나 종을 구분하고 혈통을 추적할 때 많이 사용된다. 미국과 일본에서 가져온 유전자와 현존하는 6종의 호랑이 유전자를 비교한 결과, 한국호랑이의 유전자 염기서열은 아무르호랑이 것과 완벽하게 일치했다.

이 교수는 아무르호랑이와 한국호랑이가 하나의 혈통이라는 것은 한국인에게 중요한 의미라며 현재 극동러시아 연해주 야생 서식지에 살고 있는 약 400마리의 아무르호랑이가 남의 것이 아닌 바로 우리 호랑이라는 것이라고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전성우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러시아-중국-북한을 잇는 생태통로를 만들면 아무르호랑이는 서식영역을 확장해 백두산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며 이는 한반도에 다시 한국호랑이가 살게 된다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극동러시아에 사는 아무르호랑이의 미래도 밝지는 않다는 것. 현재 400마리 정도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개발로 인한 삼림파괴와 서식지 감소, 밀렵, 산불로 인해 그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호랑이와 같은 혈통인 극동러시아의 아무르호랑이 개체군 보존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미 ym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