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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전 타깃 그린피스 8월 국내 상륙 (일)

한국 원전 타깃 그린피스 8월 국내 상륙 (일)

Posted June. 20, 201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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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경북 영덕군 강구항 앞바다.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Green Peace)와 포항환경운동연합 회원 10여 명이 Nuclear Free Korea(핵 없는 한국), 영덕 핵발전소 신규 건설 반대 현수막이 내걸린 고무보트를 타고 나타났다. 이들은 1시간여 동안 핵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해상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앞서 그린피스 회원들은 환경감시선인 레인보 워리어(Rainbow Warrior)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노후 원전 폐쇄를 결정한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처럼 한국도 핵에너지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며 정부의 핵 위주 에너지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환경파수꾼 그린피스 8월 한국 상륙

13일 인천항을 출항한 그린피스 회원들은 14일 원전 6기가 가동 중인 전남 영광군 홍농읍에서 첫 해상시위를 벌였다. 1994년 4월 이후 17년 만에 다시 반핵 기치를 내건 것이다. 그린피스는 17일 울산항에 입항해 수명연장 논란을 빚고 있는 고리 1호기와 관련한 핵 반대 활동을 벌였다. 이어 21일까지 경북 월성과 울진을 비롯해 최근 신규 원전 설치를 신청한 강원 삼척과 경북 영덕에서 해상시위와 사진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레인보 워리어호의 원전 투어는 올해 한국사무소 설치를 추진하는 그린피스의 한국 내 첫 활동이다. 그린피스는 현재 서울에 한국사무소 설립을 위한 등록 절차를 밟고 있으며 8월경 개소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는 41번째다, 아시아에서는 도쿄 베이징 홍콩 타이베이에 사무소가 있다. 한국사무소장은 현재 그린피스 동아시아 지부장인 마리오 다마토 씨(56)가 겸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를 도와줄 직원도 4명 뽑을 예정이다.

지난달 한국을 찾은 다마토 지부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에 많은 환경단체가 있지만 국제적인 활동을 하는 단체가 없기 때문에 한국에 사무소를 설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피스는 한국에서 첫 번째 환경운동 대상으로 원자력발전소를 꼽았다.

다마토 지부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안전문제가 세계적인 문제로 부상했다며 그린피스가 한국에서 가장 집중할 문제는 원전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내 활동에 대해 무조건 시위부터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선 철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한국 정부와 관계 기관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하고 그래도 원전 건설이 계속된다면 현장시위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산업계 촉각

그린피스는 그동안 적극적인 환경보호 활동으로 각국 정부와 산업계를 긴장시켜 왔다. 원전 관련 정부 부처인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그린피스가 합법적으로 활동하는 데 뭐라고 할 수 없지 않느냐며 하지만 시기가 민감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대재앙으로 국민 여론이 원전에 상당히 민감한 상태에서 그린피스가 본격 활동에 나설 경우 그동안 원전 건설에 비교적 관대했던 국내 분위기에서 유럽과 같은 원전 건설 반대 운동이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그린피스가 한국형 원전 수출에 반대하는 것으로 아는데 한국은 안전성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건설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원전을 운용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도 그린피스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현재 그린피스 해상 시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 환경단체가 우리 원전을 타킷으로 삼은 만큼 한국사무소 설립 이후 활동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린피스 활동에 대해 원전 주변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전남 영광군 홍농읍에 사는 박모 씨(65)는 몇 년 전 방사성 폐기물 문제로 홍역을 치렀는데 그린피스가 들어와서 또다시 민심이 갈라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광핵발전소 안전성 확보를 위한 공동행동 김용국 집행위원장(50)은 일본 원전이 지진과 쓰나미에 한꺼번에 무너진 상황에서 그린피스가 한국으로 눈을 돌린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국제사회에서의 우리 위상을 생각할 때 그린피스가 한국에서도 활동을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정승호 장영훈 shjung@donga.com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