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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화폐개혁 극비작전 지휘(일)

Posted December. 05, 200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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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30일 전격 단행한 화폐개혁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지휘한 작품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말 인민보안성(경찰청)을 찾아가 13시간의 예행연습까지 지켜봤다고 탈북자들이 서울에서 운영하는 대북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이 4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지난달 22일 김 위원장의 인민보안성 방문을 보도한 바 있다.

북한 고위 간부로 재직하는 소식통이 자유북한방송 통신원에게 전달한 내용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화폐개혁 조치를 하기 10여 일 전에 인민보안성을 전격 방문해 청사에 있는 작전상황실을 찾았다.

김 위원장의 보안성 방문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그가 북한 최고통치자가 된 이후 처음이다. 그 전에 보안성 관련 방문이라고 해야 1990년대 초반 평양 서성구역 봉화예술극장에서 있었던 보안성 소속 민족예술단 춘향전 참관이 고작이었다. 그동안 국가안전보위부나 인민무력부 보위사령부에 비해 보안성을 홀대해 왔던 김 위원장이 최근 작전상황실에 나타난 이유는 최고사령관의 특별명령을 전국의 군, 구역 보안서(경찰서)에 하달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명령이 떨어진 즉시 내각 재정성과 보안성이 보유한 특수차량이 최고사령관의 특별명령이 담긴 봉인된 지시문을 싣고 전국에 흩어졌다고 한다. 임무 수행을 위해 보안성보다 상급기관인 보위부까지 총동원되자 보안성 위상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것은 김 위원장의 최측근들인 국방위원회 간부들도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할 정도로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보안성 작전상황실에서 특수차량과 지시문이 움직이는 경로 등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김 위원장에게 작전 완결 보고가 전달된 것은 13시간 뒤. 김 위원장은 큰 만족을 표시하고 보안성 간부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뒤 청사를 떠났다고 한다.

10여 일 뒤인 지난달 30일 단행된 북한의 화폐개혁은 당시 김 위원장이 지켜본 과정과 똑같이 진행됐다. 새 화폐를 실은 차량이 비밀리에 각 도, 시, 군의 중앙은행에 도착한 뒤 정복차림의 보안원 및 보위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폐교환이 실시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화폐개혁조치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최고 극비사항이다. 비밀이 새나가는 즉시 사람들이 옛 화폐를 처분하기 때문이다. 1992년의 북한 화폐개혁 때에도 화폐 비밀수송에 참가한 사람들은 화폐개혁이 주민들에게 알려질 때까지 짧으면 사흘, 길게는 보름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