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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자리 위기가 가장 큰 위기다

Posted July. 18, 200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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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용지표 보기가 두렵다. 올 상반기 평균 취업준비생은 61만5500명으로 4년 전보다 약 30만 명, 작년보다 7만 명 늘었다. 일할 능력은 있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놀 수밖에 없는 사람이 135만4000명이다. 이 둘을 합한 반()실업자에 공식 실업자 78만4000명을 보태면 사실상의 백수는 275만3500명에 이른다.

새 일자리는 턱없이 적다. 6월 취업자 수는 작년 6월에 비해 겨우 14만7000명 늘어 40개월 만에 최저 증가를 기록했다. 새 일자리 수는 작년 8월 30만 명 아래로 떨어졌고 올해 3월부터는 20만 명도 못 넘겼다. 정부가 하향조정한 올해 전망치 20만 명 달성도 힘겹다.

6월 일자리 창출 부진의 한 이유는 화물연대 파업이다. 서슴없이 물류를 세운 화물연대, 5년 전 화물연대와의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정부 탓에 경제전반이 타격을 입었고 관련 일자리도 적지 않게 날아가 버렸다. 운송하역 관련 일용직이 1만2만 명 줄어 파업 피해는 서민부터 입는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경기가 괜찮았을 때도 일부 서비스업만 일자리를 만들어냈고 제조업 건설업은 부진했다. 고용 유연성이 없는데다 이젠 경기마저 좋지 않으니 기업들은 채용을 꺼리기 마련이다. 노동 기득권층은 정년연장 및 정규직 중심의 처우개선에만 매달리고 있다. 그러니 청년실업자 34만6000명에게 나눠줄 새 일자리가 생기기는 더 어렵다. 2006년 한 여론조사에서 노동운동이 일부 노동자의 기득권 보호에만 치중해 문제라는 응답이 71%나 됐다. 최근 1년간 비정규직 파동도 있었으니 노조 이기주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더 확산됐을 것이다.

유럽병의 상징인 고실업에 허덕이던 유럽연합(EU)의 5월 실업률은 7.2%로 25년래 최저수준이다. 다수에게 일할 의욕을 갖게 한 복지제도 개혁과 함께 노조의 건설적 변화가 낳은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EU 노조는 소수 노조원의 기득권 보호를 위한 임금인상 및 처우개선은 양보하는 대신 기업들이 일자리를 많이 유지하도록 하는 협약을 맺었다. 한국의 노동 기득권층도 이런 것을 배워야 일자리 문제 완화에 보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