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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음란물이 아이들 망쳤다

Posted May. 01, 2008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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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생 10여 명이 여학생 3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했다. 이들 남학생은 인터넷과 케이블TV에서 봤던 음란물을 흉내 냈다.

동성에게서 성폭력을 당한 남학생은 나중에 여학생을 성폭행했다. 중고교나 대학이 아니라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일이다.

피해 여학생 부모가 신고=대구 서구 모 초등학교에 다니는 A(9) 양 등 여학생 3명의 부모가 최근 대구서부경찰서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지난달 21일 오후 5시경 모 중학교 테니스장에서 초등학교 6학년인 B(12) 군 등 12명이 A 양 등을 성폭행했다는 내용이었다.

여학생 2명은 B 군 등으로부터 집단으로 성폭행 당하거나 강체추행을 당했다고 경찰에서 말했다. 다른 여학생 1명은 이런 사실을 부인했다.

피해를 당한 여학생이 3명이 아닌 8명이었다는 진술이 나와 경찰이 탐문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남학생들은 동네 선후배 사이로 중학교 1, 2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이다. 12명 가운데 B 군 등 3명은 혐의를 시인했다.

B 군은 중학생 선배가 재미있는 것을 가르쳐 주겠다며 여자아이들을 데리고 오라고 했다. 시키는 대로 한 뒤 함께 성폭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나머지 가해 남학생들을 차례로 조사할 예정이다. 처벌하기 힘든 형사미성년자(14세 미만)라서 초등학생은 부모에 인계하고 중학생은 가정법원 소년부로 인계할 방침.

이 학교가 2월에 자체 조사한 결과 음란행위를 했던 학생이 40여 명으로 나타났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음란물을 보고 모방=남학생들은 인터넷과 케이블TV를 통해 방송되는 성행위 장면을 흉내 냈다고 털어놨다.

대부분 맞벌이부부의 자녀였다.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에 TV나 인터넷의 음란물을 자주 봤다.

피해 학생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교사는 지난해 11월경 어린 학생들이 학교에서 성행위를 흉내 내는 모습을 보고 상담했다. 상급생이 음란물에 나오는 행위를 하급생에게 강요하는 등 수시로 음란행위를 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일부 상급생이 하급생에게 음란물을 억지로 보여주고 동성 간 성행위를 요구한 뒤 거부하면 마구 때리고 따돌림 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처음엔 피해를 당한 남학생이 여학생을 성폭행하는 데 가담했다. 학교 안에서 어린이들이 성폭력 가해자와 피해자로 뒤엉킨 셈.

당시 교장인 김모 씨는 가해 학생도 음란물의 피해자라고 봤기 때문에 처벌보다는 교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부모와 같이 상담을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다 취했다고 해명했다.

대구시교육청은 해당 학교를 감사할 방침이다. 교사와 학생을 상대로 진상을 파악한 뒤 학교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대구시민사회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대구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용균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