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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FTA 비준 해낼 국가리더십이 안 보인다

[사설] 한미 FTA 비준 해낼 국가리더십이 안 보인다

Posted January. 30, 2008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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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어제 임기 마지막 국정연설을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조속한 처리를 의회에 호소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지난 15년간 체결한 FTA 중 한미 FTA가 가장 의미 있는 것이라며 반세기 이상 공동 번영을 누려 온 양국의 동맹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의회에서 다수당인 민주당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개방과 자동차 분야 재협상을 한미 FTA 비준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해 처리 전망이 불투명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FTA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우리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협상을 주도했고, 숱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는 임기 말에 이르러 한미 FTA 비준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고 있다. 노 대통령은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그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차기 정부 조직개편안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한미 FTA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국가 장래보다 정권 코드 연장에만 관심을 쏟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미국 의회의 비준을 재촉하는 의미에서도 우리 측의 비준동의가 2월 임시국회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지만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농촌 지역 의원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국가적 난제() 앞에서 정치지도자들의 리더십이 아쉽다. 국회 제1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대표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자리에서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을 다짐했다. 작년 4월 협상이 타결됐을 때 손 대표는 누구보다 먼저 환영했다. 그러나 말뿐이다. 어제 신당의 국회 대표 연설에서도 정작 FTA 비준안을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과제 앞에서 당리()나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국가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영국을 부활시킨 마거릿 대처 총리는 고비 때마다 주저앉으려는 동지들에게 돌아가고 싶으면 당신들이나 돌아가시오라고 외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우리 지도자들에겐 그런 리더십이 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