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똑똑한 당신에게 보내는 초대장

Posted October. 27, 2007 03:08,   

日本語

LS전선은 올해 초부터 따뜻한 프로들이 다니는 회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젊은 층을 겨냥한 기업 이미지 광고를 시작했다. 김진구 LS전선 인력개발팀장은 LG그룹에서 분리된 뒤 채용시장에서 인지도가 떨어져 우수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고용 브랜드(Employer Brand)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브랜드를 보고 상품을 고르는 것처럼, 구직자의 직장 선택에도 고용 브랜드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수 인재 뽑기 위해 직장도 판매하는 시대

LG전자는 2004년부터 종업원 가치 제안(EVP) 구축에 나섰다. 사랑과 인화()라는 과거 이미지 대신 성장의 기회 도전 정신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직원과 구직자에게 알리고 있다. 두산그룹도 변화가 살아 있는 기업과 일할 가치가 있는 기업이라는 EVP를 구축하고 사내외에 알리고 있다. 채용 설명회에 참석하는 직원에게는 미리 예절교육을 시키고, 젊고 세련된 느낌의 캐주얼 정장까지 맞춰 줄 정도로 공을 들인다.

오영섭 두산그룹 인사기획팀 부장은 긍정적인 고용 브랜드가 형성돼 신입사원 조기 퇴사가 줄고 우수 인재 지원도 늘었다며 이르면 연말에 성장성을 강조한 고용 브랜드로 중국 현지에서 첫 해외 채용설명회를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의 1년차 미만 신입사원의 경우 퇴사율은 5%로 국내 기업 평균 30%보다 크게 낮다. 박지원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명품 브랜드가 일반 상품보다 비싼 값을 받는 것처럼, 우수 인재를 확보하려면 직장도 브랜드를 시장에 판매해야(selling) 하는 시대라고 지적했다.

중견기업과 B2B 기업일수록 관심 높아

LS전선처럼 기업 간 거래(B2B)가 주력 사업인 회사나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견기업이 고용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다.

한 중견기업 고위 임원은 회사는 업종 최고 기업이지만 인지도가 낮아 대기업 계열회사에 비해 우수 인재의 관심이 낮다고 털어놨다.

박재항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장은 일반 소비자가 아닌 특정 이해관계자 타깃의 기업 PR광고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미국의 경우 구직자 대상 기업PR 광고가 큰 시장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인지도가 비교적 높은 대기업도 대학생 대상 취업선호도 조사를 통해 고용 브랜드를 주기적으로 관리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대학생 취업선호도 조사를 통해 글로벌 및 콘텐츠 사업 등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결론을 얻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올해 처음 인턴십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온라인 채용 마케팅도 활발하다. 삼성그룹의 영삼성, KT&G의 KT&G상상마당, 현대자동차의 영현대, KTF의 모바일퓨처리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구호는 역효과

현실과 동떨어진 고용 브랜드는 오히려 신뢰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일회성 구호로 그치는 것도 문제다. 국내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A기업은 관련 업계 최고의 대우라는 금전적 가치를 고용 브랜드로 집중 홍보했지만, 경영 상황이 나빠져 믿을 수 없는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다고 말했다.

반면 세계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는 글로벌 기업은 일관된 고용 브랜드를 강조한다.

CEO 인재사관학교로 유명한 P&G는 경력사원을 뽑지 않는다. 그 대신 신입사원 채용에서 미래의 CEO 후보를 찾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짐 맥너니 3M 회장 등이 P&G 출신이다.

레이디스 & 젠틀멘 서빙 레이디스 & 젠틀멘(신사 숙녀가 신사 숙녀를 모십니다)를 내세우는 리츠칼튼호텔에서는 직원들도 고객처럼 연회장에서 회의를 한다.

피트 샌본 휴잇어소시에이츠 글로벌리더는 한국 기업은 글로벌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고용 브랜드가 약하기 때문에 금전적인 보상비용이 많이 든다며 해외 채용 시장에서도 통하는 글로벌 고용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