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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 웃음~팍

Posted October. 10, 200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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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은 성인의 몸에 있는 100여 개의 관절 가운데 가장 많은 일을 하고, 체중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다. 인간이 걸을 때 받는 대부분의 충격도 무릎 관절에 전해진다. 평지를 걸을 때는 몸무게의 47배에 이르는 무게가 무릎에 가해진다. 의자에서 일어날 때 무릎이 받는 부담은 몸무게의 3.5배다.

무릎은 위쪽 뼈(대퇴골)와 아래쪽 다리뼈(경골)가 만나는 곳이다. 이들 뼈의 양쪽 끝을 연골이 감싸고 있다. 연골은 걷거나 움직일 때 받는 충격을 쿠션처럼 완화해 뼈에 직접적인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쪼그려 뛰기, 오리걸음 같은 단순한 움직임에도 무릎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몸무게 100kg이 넘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 선수는 2002년 살을 빼라는 감독의 지시에 따라 오리걸음과 달리기를 하다가 무릎 연골이 파열돼 수술을 받아야 했다.

무릎에 이상이 생기면 제대로 걸을 수 없게 돼 활동량이 줄어들게 된다. 활동량 감소는 비만, 심혈관계 질환 등 다른 질병을 부른다. 무릎이 무너지면 건강이 무너지는 셈이다.

동양인들은 좌식() 문화로 무릎을 혹사시키는 편이다. 관절을 자주 사용해 관절 부위의 연골이 닳아 없어지고 아래 위의 뼈가 서로 부딪쳐 염증이 생기는 질병이 퇴행성관절염이다.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의 발병 부위를 보면 한국, 중국, 일본은 무릎이 압도적으로 많은 데 비해 서양은 엉덩관절과 무릎이 비슷하다.

특히 한국 여성들은 쪼그리고 앉아 밭을 매고, 빨래하고, 부엌일을 하느라 중년이 넘어가면 관절염이라는 불청객을 맞기 일쑤였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3만 건이 넘는 인공관절 수술이 이뤄지는 것은 이런 문화의 산물이기도 하다.

무릎은 사용 횟수가 많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충격을 완화하는 연골이 닳아 없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노인들 가운데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적지 않지만 나이가 들면 다 그러려니 하는 심정으로 아무런 조치 없이 지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류머티스 관절염도 무릎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최근 건강한 무릎을 찾아 주기 위한 치료제와 치료법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어 아픈 무릎을 쥐어 싸고 참을 필요가 없다. 관절염은 조기 치료가 최선이다.

연골에 영양분을 공급해 무릎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염 진행을 늦추는 연골 주사제, 자신의 건강한 무릎 연골을 떼어내 배양한 뒤 다시 무릎에 이식하는 자가연골배양술, 휘어진 뼈를 펴서 뼈끼리 닿는 것을 막는 절골술 등이 대표적이다.

10년이 채 안 됐던 인공관절의 수명도 15년 정도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내구성이 한층 강화된 세라믹형 인공관절도 나왔다. 부작용이 거의 없고 치료효과도 개선된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도 나와 환자들의 고통을 줄여 주고 있다.

무릎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적정한 체중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몸무게가 늘어나면 제일 먼저 무릎이 놀란다. 체중 대 무릎 압력의 비율은 1 대 3이다. 체중이 1kg 늘어나면 무릎에는 3kg의 무게가 가해진다는 뜻이다.

신발만 잘 신어도 무릎이 건강해진다. 무릎관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구두 굽이 높고 딱딱한 것은 피하고 쿠션이 좋은 신발을 신어야 한다. 발에 비해 지나치게 큰 신발은 발이 신발 안에서 겉돌아 관절에 무리를 준다. 신발을 신었을 때 뒤꿈치에 손가락 하나 들어가는 정도가 적당하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바닥에 앉거나 무릎으로 기기,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등 무릎에 심하게 무게가 실리는 동작은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 좋다.



황진영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