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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종9금? 변 씨 8번째 소환

Posted September. 29, 2007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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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소환.

신정아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특별수사본부는 28일 오전 변양균(58) 전 대통령정책실장을 소환해 7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16일 첫 소환 조사 이후 벌써 8번째다.

신정아(35여) 씨는 이날 검찰 조사를 받지 않았다. 결국 신 씨와 달리 아직 구속영장이 청구되지 않은 변 전 실장은 7차례 조사를 받은 신 씨보다 검찰에 더 자주 나온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을 청구할 때까지 앞으로 변 전 실장을 몇 차례 더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고위직을 지낸 주요 피의자를 구속 혹은 기소하기 전에 불렀다가 돌려보내기를 이렇게 많이 되풀이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검찰 주변에선 변 전 실장의 처지를 고사성어 칠종팔금(7번 풀어줬다가 8번째 잡음)에 빗대 8종 9금 9종 10금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변 전 실장이 수사의 최종 목표=검찰 안팎에서는 변 전 실장에 대한 잇따른 소환을 수사의 타깃이 신 씨에게서 변 전 실장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초 신 씨는 변 전 실장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디딤돌이었지 수사의 최종 타깃은 아니었다는 얘기도 있다. 또 물증을 제시해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신 씨에 대한 추가 조사에 더는 매달리기 어려워졌다는 시각도 있다.

검찰은 다음 주말쯤 변 전 실장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위해 신 씨가 학예실장으로 근무했던 성곡미술관에 10여 개 기업체가 9억7000만여 원을 후원할 당시 변 전 실장의 압력행사 여부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또한 검찰은 신 씨를 동국대 교수로 채용할 당시 변 전 실장이 예산 지원을 약속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날 동국대 기획처 사무실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청탁을 받은 당사자(기업체나 동국대 등)의 진술을 받아내기 위해 이들을 압박할 물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신 씨는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18일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서울 강동구의 강동가톨릭병원에 입원했던 신 씨는 입원 열흘 만인 이날 오후 퇴원했다. 신 씨는 변 전 실장이 기획예산처 장관 때와 청와대 재직 시절 자주 들른 서울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 오피스텔에 머물기로 했다.

앞서 신 씨는 자신의 변호인인 박종록 변호사 사무실에 이날 오전 11시 30분경부터 오후 4시까지 머물며 검찰 수사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변 전 실장, 맨투맨 청탁의 사연 있나=변 전 실장이 동국대 교수 임용 허위학력 무마 기업체 후원 등 신 씨가 청탁할 때마다 당사자들을 직접 만난 배경 등도 갖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변 전 실장이 신 씨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거액을 물겠다는 각서까지 썼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변 전 실장은 기획예산처 장관이던 2005년 5월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홍기삼 당시 동국대 총장을 만나 신 씨를 교수로 채용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대학의 예산 지원을 그 대가로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성곡미술관의 대기업 후원 당시에는 고교 동문인 기업체 임원, 올해 7월에는 신 씨의 가짜 학위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장윤 스님을 직접 만났다.

재경지검의 중견간부는 (신 씨가 변 전 실장에게) 세게 청탁했고, (변 전 실장이) 세게 움직였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아무래도 전화로 하면 당사자가 의례적인 청탁으로 받아들이지만 맨투맨 식 청탁은 안 들어주면 불이익을 받을 것처럼 느끼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