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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웃음 뒤엔 고통이 있다

Posted January. 11, 2007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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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녀는 괴로워가 관객 5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와 성형 열풍을 정면으로 다루며 여성 관객들의 공감을 얻은 결과다. 이 영화의 감독은 데뷔작 오 브라더스를 통해 코미디를 제대로 만든다는 호평을 받았던 김용화 감독. 이번에 충무로에 존재감을 확실히 알린 그를 8일 만났다.

이 영화를 성형 미인의 승리로 보는 시각이 있다.

뚱녀 한나(김아중)도 나름대로 행복했지만 편견 때문에 상처받았기에 그의 성형은 정당화된다. 그러나 수술을 한 뒤 아버지와 과거를 부정하고, 지켜야 할 가치를 버리게 된다. 이후 진실의 고백을 통해 고통에서 벗어난다. 진실의 성공일 뿐, 성형 미인의 성공이 아니다.

성형한 여자는 괴물이라던 친구 정민(김현숙)이 마지막에 성형을 택하는 건 의외다.

세상엔 외모보다 중요한 게 많지만 인간은 그걸 알면서도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잘 아는데, 그래도 예뻐지고 싶은 거다. 그런 게 인간이라는 걸 보여준다.

외모는 중요치 않아 대신 예쁘면 살기 편한 사회를 그렸다.

남자들이 특히 반성해야 한다. 평소에 김아중과 말을 안 하고 어려워하던 스태프들이 그가 특수분장을 한 뒤에는 다가와 툭툭 건드리며 농담을 하더라. 분장을 안 한 상태에서는 어려워하고. 솔직히 다들 예쁜 걸 좋아한다. 그걸 좀 과장되게 표현했을 뿐. 솔직해지고 싶었다.

성형을 옹호하는 것이 아닌지.

자기계발일 수 있지만 욕망이어선 안 된다. 욕망은 채워지지 않으니까. 사회가 더 문제다. 미에 우월적 가치를 두면서 성형수술로 그런 사회에 편입하려는 사람에겐 손가락질을 한다. 외모에 대한 편견이 없는 사람만이 비난할 수 있을 텐데, 그런 사람이 있을까. 치아 교정과 체중 감량도 본질적으론 같은데 유독 성형수술에 대해선 죄의식을 갖게 만든다. 옹호론자는 아니지만, 다들 보이는 걸 중요시하면서 그 오리지널리티까지 따지는 건 좀 그렇다.

전작도 그렇고 신체적 약점을 웃음의 소재로 삼는다는 지적도 있다.

패럴리 형제(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의 형제 감독)를 좋아한다. 그들은 장애인을 자주 등장시키는데, 그건 편견이 없다는 거다. 장애인이니까 영화에 등장시키면 안 된다? 그게 편견이다. 단점 많은 우리도 어떤 면에선 다들 장애인이다. 그냥 똑같은 인간으로 대한 거지 희화화가 아니다.

좋은 코미디는 뭔가.

코미디는 기본적으로 고통이다. 상황적으론 웃기는데 그 안에 고통이 있는, 이중의 감정을 끌어내고 싶다. 웃기려고 작정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인생이 그렇지 않나? 항상 즐거움과 고통이 공존한다. 그래서 영화가 잘돼 기뻐도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