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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까지 핵실험 안해북한이 중국을 속였다

전날까지 핵실험 안해북한이 중국을 속였다

Posted October. 16, 2006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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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속았다. 북한의 핵무기는 언젠가 우리를 겨냥할지도 모른다.

홍콩의 시사주간지 야저우()주간 최신호는 15일 북한 핵실험 직후 중국 지도부가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 지도부는 북한이 핵실험 하루 전까지도 중국을 속였으며 핵실험 당일에도 러시아보다 훨씬 늦게 사전 통보한 사실에 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이 주간지가 전하는 중국 지도부의 핵실험 막전막후.

진짜 핵실험하자 엄청난 충격=안드레이 카를로프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는 핵실험 실시 2시간 전에 실험 계획과 배경을 통보받았다. 그러나 중국은 겨우 20분 전에야 연락을 받았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이하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중국 공산당 16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6기 6중 전회) 기간에 임시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중국 외교부는 핵실험 실시 2시간 만에 제멋대로(한란)라는 표현과 함께 단호히 반대한다. 강력히 요구한다라는 강력한 어조로 성명을 발표했다. 50여 년의 양국 역사에서 일찍이 찾아볼 수 없었던 강한 표현들이다.

중국이 북한 핵실험에 분노를 표시하고 북한에 사기당했다는 감정을 여실히 드러내 주는 대목이다. 이런 종류의 외교부 성명은 후 주석의 비준을 받아야만 하는 사안이다.

중국을 봉으로 여기는 북한=최근 중국 지도부는 북한이 중국을 봉으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대만과의 양안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은 북한 핵문제에 적극 개입해 역할을 맡으려 하면서 인접국과 평화 외교노선을 추구한다. 경제성장에 집중하는 중국으로서는 안전한 외부환경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중국의 이런 정책은 북한 시각으로 볼 때 모두 약점이 될 수 있다. 한 전문가는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제멋대로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의 경제 원조를 감사해 하기는커녕 원조액이 적다고 불만을 토로하기 일쑤라고 전했다.

베이징을 속인 평양=중국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북한의 핵 개발 진척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수년 전 지린() 성 옌지() 시 국가안전국 책임자가 북한 정보당국에 30만 달러에 매수되면서 중국의 북한 내 정보망은 하룻밤 새 와해됐다.

그 뒤 중국의 대북 첩보망은 공백 상태에 놓였다. 심지어 핵실험 강행 전날인 8일 관영 신화()통신이 출간한 참고소식은 북한이 조건부로 핵실험을 중지할 것으로 전해졌다는 오보를 내기도 했다.

북한이 중국에 핵실험 임박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하며 미국과의 직접 대화가 재개될 경우 핵실험 준비를 중단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는 것. 핵실험 하루 전까지도 감쪽같이 중국을 속인 셈이다.

북의 핵무기 중국 겨냥할 수도=중국은 어느 때라도 북한이 총구를 중국으로 돌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군부 인사는 북-중 접경의 영토분쟁은 항상 잠복해 있는 문제라며 김정일의 심중에 있는 향후 전략적 동맹국은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순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과의 양자회담 개최에 동의하는 날, 북한은 중국을 배반하고 미국의 앞잡이로 제2의 베트남이 될 수 있다는 염려다.



하종대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