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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가)한국은 이제 국제무대서 외교-정치력 발휘할때

(월드가)한국은 이제 국제무대서 외교-정치력 발휘할때

Posted June. 16, 2006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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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태국 방콕 발 서울 행 비행기에서 겨우 3시간 눈을 붙였다고 했다. 그러나 피곤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분() 단위로 짜여진 스케줄은 지난 6년 간 그의 일상이었다.

아시아태평양 정보통신기술 훈련센터(APCICT)에 대해 이야기할 때 김학수(68)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이사회(ESCAP) 사무총장의 눈이 빛났다. 16일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 내에서 APCICT 개소식이 열린다.

APCICT는 아태 지역의 경제발전을 위해 설립된 ESCAP의 산하 기구로, 앞으로 이곳에서 연간 120명의 정보통신(IT) 인력을 교육하게 된다. APCICT는 한국에 설립되는 최초의 유엔 기구라는 의미도 있다.

훈련센터 건립 추진과정에서 일본, 인도 등 5개 ESCAP 회원국의 반대에 부닥치기도 했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 방글라데시, 몽골 등 8개국이 한국 건립을 지지하고 나섰다. 북한도 거들었다.

결국 지난해 5월 개최된 ESCAP 총회에서 회원국들은 만장일치로 센터 설립을 의결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에 이어 유엔 내 서열 3위인 사무차장 겸 ESCAP 수장(). 생활은 어떨까.

ESCAP 본부는 방콕에 있지만, 지난해 그는 176일을 길 위에서 보냈다. 회원국 방문, 국제회의 참석, 각종 강연, ESCAP 5개 소지역회의, 유엔 본부 회의.

그는 매일 새벽4시반에 일어나 5시면 집을 나선다. 45분간 4를 걸은 뒤 사무실로 향한다. 오전7시반 아침회의를 마친 뒤 오후4시 업무가 끝날 때까지 70~80명을 만난다.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900원짜리 국수 한 그릇. 퇴근 후에는 헬스클럽에 들러 또 4를 걷는다.

김 총장은 건강과 열정 없이 이 일을 할 수 있겠어요?라며 웃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의사가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는 경제학자를 꿈꿨다. 연세대 상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은행에 취직했다.

직장인이 되고서는 한국은행 총재나 재무부 장관이 되고 싶었다. 그는 35세에 석사(영국 에든버러대 경제학) 학위를, 39세에 박사 학위(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경제학)를 받았다.

학업을 마친 뒤 대우그룹 미국법인 사장을 지냈다. 그는 공부한 걸 도통 써먹을 일이 없었던 시절로 회상한다. 술 마시고, 바이어 접대하는 일이 거의 전부였다.

회의에 빠져들던 무렵 세계은행에서 일하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유엔에서 사람을 찾는데, 조건은 경제학 박사학위 소지자 정부기관 및 개인기업 근무 경험자 단, 영국인이나 프랑스인이 아닐 것. 바로 너야, 너!

그는 1981년 유엔개발계획(UNDP)의 수석 경제기획관으로 남태평양의 신생독립국 바누아투 공화국과 솔로몬 군도로 건너가 8년간 이 국가들의 경제개발계획을 지휘했다. 이후 아태지역 국가 원조기구인 콜롬보 플랜 사무총장으로 일했다.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였다. 2000년부터는 2년 임기의 ESCAP 사무총장을 3번째 연임하고 있다.

한국은 이제 국제무대에서 외교력과 정치력을 발휘할 때가 왔습니다. 한국의 발언권이 커지려면 한국의 젊은이들이 국제기구로 많이 진출해야 합니다.